LG유플러스가 신규 가입자보다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늘려 해지율을 낮추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러 상품군을 묶은 결합상품보다는, 스마트폰만 묶어도 할인되는 간편한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락인 효과를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22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터넷이나 IPTV를 포함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결합해도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새로운 결합상품을 내년부터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미 선택약정 할인을 받고 있는 가입자도 이중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가족의 휴대폰 사용기간을 합산해 15년 이상이 되면 그에 따른 추가 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장은 "그동안 보조금 등을 통해 신규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기존 가입자에게 주는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동안 통신 결합상품이 인터넷 가입을 필수로 하는 모바일을 결합하는 ‘유무선 형태’였다면, 이번에 출시된 ‘가족무한사랑’은 인터넷이 없어도 가족끼리 모이면 통신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스마트폰’의 결합범위는 최소 2회선부터 최대 4회선까지 가능하며, 4만8천원 이상 요금제를 4명이 사용할 경우 결합된 가족 구성원은 각각 매월 최대 5천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LG유플러스 해지율은 1.9% 정도다. 1.4%인 SK텔레콤 보다 높다. 최 사업부장은 SK텔레콤이나 KT로부터 가입자를 뺏는 것보다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데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 절감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브랜드 전략 키워드도 '가족'으로 바꾸고, 가입자에게 꼭 필요한 혜택을 제공해 해지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최 사업부장은 "가입자의 스마트폰이 고장 났을 때, 수리비 지원 등 LG유플러스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리면 가입자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지로 인해 매출이 줄어드는 것 보다 할인을 늘리는 것이 비용절감에 더 도움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현재 10년 이상 장기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0.1% 정도 밖에 안된다. 때문에 회사 측은 가족의 휴대폰 사용 기간을 합산해 할인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최 사업부장은 "장기가입자 혜택 수혜자가 미비할 것으로 예상돼 개인 보다는 가족 합산으로 접근했고, 신규나 기존 가입자 관계 없이 스마트폰만 묶으면 요금이 할인돼 현재 1.9%정도인 해지율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 결합상품으로 연간 1천억원의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약 50만 가구가 이 상품에 가입해 가구당 월 1만5천원씩 12개월 할인 받는다고 계산하면 900억원이 나온다. 회사 측은 당장 50만 가구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해가 거듭날 수록 결합상품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인 3만6천원 보다 1만원 이상 높은 요금제를 4명 이상이 가입돼 있어야만 월 5천500원씩 할인 받을 수 있는 가운데, 회사 측이 계산한대로 연간 1천억원 정도의 가계통신비가 절감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2만2천원 이상, 4만8천원 이하 요금제를 사용하면 최대 받을 수 있는 할인 금액은 월 2천750원이다. 가구당 1만5천원 이상 할인 받으려면 적어도 가족 구성원이 4명 이상이며, 이들 중 두 명 이상은 월 4만8천원 이상 요금제를 써야 한다.
관련기사
- LGU+ "이동전화만 결합해도 할인"...'가족무한사랑' 출시2016.12.22
- LGU+, 크리스마스 맞이 IPTV VOD 할인2016.12.22
- LGU+, 로밍 빅데이터로 해외 감염병 차단2016.12.22
- LGU+, 생활관리사 이동통신 요금 지원 나서2016.12.22
또한 이미 SK텔레콤과 KT가 유사한 결합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새로운 결합상품이 기존 가입자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SK텔레콤 같은 경우 지난 2008년부터 T끼리 온가족 할인 요금제를 제공하며 가족의 이동전화 가입기간 합산에 따라 이동전화 월정액을 최대 50% 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KT의 경우 비슷한 결합 상품으로 ‘우리가족 무선결합'이 있다.
최 사업부장은 "이런 결합상품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중 시리즈로 계속 업그레이드 하면서 소개할 예정"이라며 "오래 사용했을 때 실질적인 혜택이 있는 통신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