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삼성의 인공지능(AI) 야심이 구글이 쳐놓은 장벽에 부닥치게 될까?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업체 비브랩스를 전격 인수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브의 뛰어난 AI 기술은 내년 출시될 삼성의 차세대 야심작 ‘갤럭시S8’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로 무장한 갤럭시S8은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명예회복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에디슨 투자연구소가 구글과 계약 때문에 갤럭시S8에 비브의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탑재하려는 삼성의 야심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IT매체 지디넷은 12일(현지시각) 이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삼성의 AI 전략은 이상 없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일단 보고서 내용부터 살펴보자. 에디슨 투자연구소 리차드 윈저 분석가는 갤럭시 노트7 사태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삼성이 갤럭시S8를 슈퍼스타로 만들려는 노력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핵심 소품 중 하나가 바로 비브의 AI 플랫폼이다.
하지만 윈저는 삼성이 2014년 구글과 맺은 계약 때문에 AI 전략을 제대로 펼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에서 구글과 경쟁하지 않겠다는 게 두 회사 계약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삼성이 갤럭시S8에 비브 기술을 탑재할 경우 곧바로 구글의 반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란 디지털 비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구글과 경쟁하는 제품을 탑재할 수 없다. 따라서 갤럭시S8 역시 비브 대신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해야만 할 것이란 게 윈저 주장의 핵심이다.
■ 삼성의 AI 전략, 스마트폰 너머를 보고 있다
하지만 지디넷은 이 보고서가 지나치게 스마트폰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일 필요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은 이미 스마트폰 너머까지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디넷은 그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로 삼성이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을 꼽았다. 이런 행보를 감안할 때 삼성은 비브의 기술을 스마트폰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것이란 게 지디넷의 분석이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삼성이 구글이 제기하는 '안드로이드 족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자동차, 가전 제품 사업에선 구글 안드로이드 전략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또, 비브가 구글 어시스턴트와 경쟁한다는 것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예전에도 구글이 제공하는 앱과 유사한 앱을 종종 선보여 왔다고도 밝히며, 안드로이드는 많은 기기에 탑재되어 있지만 운영체제에 대한 지배력은 주로 제품에 의해 나오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관련기사
- 구글 인공지능, 안 배운 언어도 척척 번역2016.12.13
- 하만 품은 삼성, 구글·애플과 다른 길 간다2016.12.13
- 비브 손잡은 삼성 "갤S8, AI 혁명 시작점"2016.12.13
- "갤S8에 비브의 첨단AI 탑재된다”2016.12.13
비브의 기술이 스마트폰에 있어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병행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은 웨어러블, 자동차, 커넥티드 기기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디넷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