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현실화 되면서, 창조경제 정책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창조경제 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이 일부 축소, 폐지됐고 혁신센터를 실질적으로 가동해 온 일부 대기업들도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향후 존폐 여부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됨에 따라, 혁신센터를 구심체로 해 온 창조경제 정책 전반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창조경제 정책 전반을 진두지휘 했던 박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 하면서, 그동안 ‘창조경제’란 이름으로 추진해온 주요 경제정책이 급격히 추진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특히 탄핵으로 대통령 조기 퇴진, 조기 대선 논의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창조경제의 구심체인 혁신센터 존폐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동체 '실종'...줄줄이 예산 삭감
당장, 창조경제 정책의 상징이 된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이 내년도에 계획대로 가동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비선 실세인 차은택이 민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역임하며 각종 이권을 챙겨왔던 것으로 의혹을 사고 있고, 혁신센터 간담회 이후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총수들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창업 생태계를 근간으로 한 혁신센터 사업에 큰 흠집을 냈다.
각종 의혹은 내년도 혁신센터 예산 축소로 이어져, 창조경계 기반구축 사업, 무한상상실, 지역혁신생태계 구축지원 등에서 36억원의 국비가 삭감됐다. 또한 서울, 전남, 대전, 세종시 등 주요 지자체에서 지역내 혁신센터 지원비를 전액 또는 일부 삭감했다. 혁신센터는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 등이 운영비를 분담하는 구조인데, 각 지자체에서 줄줄이 운영비를 삭감 또는 폐지하면서 존폐 여부를 걱정할 상황이다.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대전은 창업과 과학기술의 메카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면서 “대전시 지원예산 15억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내년도 사업운영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대전 혁신센터와 같이 예산이 줄어든 곳은 당장, 내년도 스타트업 지원업체 수를 줄이거나 계획했던 주요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혁신센터를 운영해 온 일부 대기업중 에서는 혁신센터 존폐 여부를 고심중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코드에 맞춰 '보여주기식'으로 일관해 온 대기업들로서는 더 이상 혁신센터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내년 상반기 까지는 정부 예산 및 대기업 투자규모가 확정돼, 혁신센터 운영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혁신센터 존폐논의도 불가피 해 보인다.
혁신센터 한 관계자는 "혁신센터를 기존 하청업체 지원이나 유통망 확충 용도로 여겼던 기업들도 있다"면서 "큰 시너지를 내고 있는 곳도 있지만, 당초 정권 코드용으로 삼았던 업체들은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미래부 "내년에도 정상적으로 유지...민간 역할 확대"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부의 입장은 일관되고 단호하다. 창조경제라는 이름 때문에, 본래의 정책 쥐지인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가 훼손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센터 설립 초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정부의 역할은 축소하고 이를 민간 중심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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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창조경제 혁신센터 사업은 계속될 것이다”면서도 “다만, 민간 업계의 자율성, 역할을 확대하는 형태로 운영 상의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대통령 탄핵과 상관없이 올 연말까지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방침인데, 혁신센터를 비롯해 창조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개편작업도 같이 포함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