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브라우저 '웨일' 직접 써보니…

편의성 고심 흔적…개선점도 눈에 띄어

인터넷입력 :2016/12/01 18:11    수정: 2016/12/01 18:26

손경호 기자

창이나 탭을 열 필요없이 한 화면에서 검색을 하면서 쇼핑이나 SNS를 즐길 수 있게 한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WHALE)'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웨일은 구글 크롬 못지 않게 편의성을 높였다는 인상이다. 번역기능을 제공하고, 웹브라우저 내에서 마우스로 드래그하는 것만으로 바로 검색결과나 번역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 뿐 아니었다. 나중에 보고 싶은 각종 동영상, 블로그 등 콘텐츠나 쇼핑리스트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게 한 부분도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뷰2016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웨일은 '옴니태스킹'을 핵심기능으로 강조했다. 한 화면에서 검색, 쇼핑, SNS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웨일 베타테스트 버전 다운로드 화면.

■검색하면서 쇼핑하고 SNS 한다? 노트북 사용자 고려해야

옴니태스킹을 사용해 보기 위해 웨일에서 마우스로 링크를 우클릭한 뒤 '스페이스에서 열기'를 클릭해 봤다. 그러자 크롬과 달리 새 탭이 열리는 대신 오른쪽에 새로 연 링크가 표시됐다.

한 화면을 둘로 나눠 왼쪽에서는 네이버 검색이나 뉴스보기 등을 하면서 분할된 오른쪽 화면에 페이스북과 같은 SNS나 쇼핑몰 사이트를 열어볼 수 있었다.

한 화면을 두 개로 분할해서 볼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는 두드러져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추가적인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 듯했다. 오른쪽에 새로 연 화면 크기에 맞게 웹페이지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열어봤을 때는 한 화면에서 보는 것과 비교해 일부 내용만 표시됐다.

쇼핑몰을 열었을 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큰 화면을 쓰는 PC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노트북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으로 옴니태스킹을 쓰기에는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다.

웨일 브라우저에성 페이스북을 검색한 뒤 해당 링크를 마우스로 우클릭해 '스페이스에서 보기'를 누르면 새로운 창이나 탭이 열리는 대신 오른쪽에 페이스북 웹사이트가 표시된다. 다만 PC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면 크기가 작은 노트북 등에서는 한 화면에 전체 내용이 표시되지 않아 개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설정을 통해 전체 화면 크기를 줄이면 조금 나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베타서비스 중인만큼 사용자 반응을 보면서 수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드바'...옴니태스킹 고심한 흔적 담겨

네이버가 추구하는 옴니태스킹을 보다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오히려 '사이드바' 쪽이었다. 주소창 오른쪽에 있는 아이콘을 클릭해 이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웹브라우저 오른쪽에 세로 막대 아이콘이 표시된다. 이곳에는 ▲퀵서치 ▲네이버가 제공하는 시간 ▲계산기 ▲달력 ▲환율 ▲증권 등 편의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전체 화면에서 한 웹페이지를 보는 동시에 사이드바쪽에서 필요한 편의기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이들 중 기자 입장에서 가장 유용해 보였던 것은 '밸리'였다. 북마크와 비슷하게 뉴스나 블로그, 쇼핑, 동영상 등 콘텐츠를 연 상태로 주소창에서 '밸리에 추가하기' 아이콘을 누르면 적용된다. 이렇게 저장된 콘텐츠는 사이드바에서 다시 밸리 아이콘을 클릭해 작은 창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웨일에 적용된 퀵서치, 번역하기, 밸리 등 기능을 사용하면 모두 사이드바에서 작은 창 형태로 결과를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원래 화면에서는 하던 일을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단어 등을 검색하거나 번역하고, 저장해서 나중에 볼 수 있는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웨일 브라우저에서 '사이드바' 기능을 활용해 '밸리'를 활성화한 모습. 여러가지 콘텐츠를 저장했다가 나중에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검색-번역 바로 된다

웨일로 여러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쓸 수 있는 퀵서치, 번역하기 기능도 쓸만했다. 보이는 화면에서 마우스로 특정 단어나 문장을 드래그하면 주황색 원형으로 '+' 모양 아이콘이 나타난다. 여기에 마우스 커서를 갖다대면 다시 '퀵서치'와 '번역하기' 아이콘이 나타난다. 퀵서치를 클릭하면 오른쪽 화면에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가 표시된다. 번역하기를 누르면 해당 단어나 문구 바로 옆에 번역한 내용이 표시됐다. 네이버가 보유한 인공신경망 기반 번역서비스 '파파고'가 적용된 결과다.

번역기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미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에 접속해 봤다. 아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번역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쇼핑을 위해 뜻을 이해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알리바바의 경우 번역하기에서 중국어 간체/번체를 따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눈에 띄었다.

파파고가 적용된 번역기능.
알리바바 중국 사이트를 번역해 보면 뜻은 이해가 되지만 아직까지는 어색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개선해야할 점들도 보인다.

각종 사이트에 방문 시 뜨는 팝업창을 원하는 경우에만 크게 볼 수 있게 한 '스마트 팝업' 기능도 참신해 보인다. 몇몇 사이트에 접속해 본 결과 브라우저 화면 오른쪽에 작은 창 형태로 팝업창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보여준다. 해당 창을 클릭하면 팝업창이 원래 크기로 뜬다. 반대로 해당 창을 꺼버릴 수도 있다.

웨일은 네이버 검색엔진, 네이버 연관 검색어 외에도 설정을 통해 다음, 구글 검색엔진을 지원한다.

■가다듬으면 크롬-엣지 못지 않을 것

네이버가 지난 5년 간 공들인 웨일은 설정이나 전반적인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면에서 크롬과 비슷한 점들이 많았다. 웨일이 크롬의 기반이 되기도 구글의 오픈소스 웹엔진인 '크로미엄'과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엔진 '슬링(SLING)'을 동시에 활용한 때문일 것이다.

내부적인 테스트를 거쳐 세상에 처음 공개된 웨일은 아직까지 개선돼야할 부분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크롬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등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사용자 경험(UX)을 고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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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을 통해 주소창에서 네이버 검색엔진 외에도 다음, 구글, 유튜브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점도 특징이다. 이를테면 주소창에 '최순실'을 치면 네이버 및 네이버 추천검색어 외에도 다음, 구글 등의 검색엔진을 사용해 관련 결과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서비스를 거쳐 사용자 반응을 보고 수정해야할 부분들을 반영해 한 두달 내에 공개서비스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