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오는 30일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박근혜 퇴진을 위한 국민 총파업'에 동참키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총파업 동참 여부를 묻는 자체 찬반투표가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28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오는 20일 4시간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당일 오전 6시 45분 출근하는 1조 근무자는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부터 일하는 2조는 오후 5시 30분까지 각각 2시간씩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총파업 동참을 결정한 것은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는 재적 인원 14만4천650명 가운데 11만3천405명이 투표했고, 7만9천684명(70.26%)이 찬성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는 대통령 퇴진 총파업을 위해 30일 소속 사업장이 4시간 이상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을 무릅쓰고 총파업 동참을 결정한 데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 5만404명 가운데 3만9천905명(79.19%)이 투표에 참가해 2만680명(52.26%)이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한 인원은 1만8천840명(47.59%)에 그쳤다.
업계는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현대차 노조 과반수 이상이 총파업에 반대한 이유를 추가 파업에 대한 부담이 큰 탓으로 봤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의 파업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신흥국 경기 부진과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회사 실적 역시 악화되면서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총 24차례에 걸친 파업과 12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14만2천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3조1천여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남겼다. 지난달 14일 임협 잠정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서 약 5개월 간의 진통 끝에 겨우 봉합됐지만,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동참키로 하면서 또 다시 생산 라인이 중단될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차는 올 1~10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389만825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서는 52만9천849대를 판매, 6.5% 줄었고, 해외시장에서도 336만976대를 팔아 2.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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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의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 노조와 한국GM 노조 역시 각각 2시간씩 3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한다. 기아차와 한국GM 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는 60%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준법 평화 시위에 역행하는 불법 정치파업"이라면서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올해 완성차 노조의 장기 파업에 따라 내수 및 수출 급감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국가경제에도 추가적인 타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