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 주행’ 전기차 싸움 치열해진다

아우디,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쟁 선포

카테크입력 :2016/11/04 17:10    수정: 2016/11/04 17:11

꿈의 500km 주행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업체들의 선언은 지난해 중순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500km 주행 전기차 출시를 공식적으로 밝힌 기업은 아우디,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중국 BJEV등이다.

이들이 내놓을 500km 이상 주행 전기차 출시 시점은 각기 다르다. 아우디의 경우 스포티한 느낌의 전기 SUV를 오는 2018년 출시하겠다는 뜻을 지난해 5월 밝혔고, 중국 BJEV는 500km 이상 주행하는 전기차를 내년 내놓을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2025년까지 500km 주행 가능한 EQ 브랜드 차량 포함 10종의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며, 포르쉐는 2020년 500km 주행하는 ‘슈퍼 전기차’ 미션 E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전개해나간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그룹 CEO는 3일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19년 5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그룹 CEO는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19년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볼보차코리아)

■테슬라 겨냥 장거리 전기차 개발 경쟁 심해질 듯

자동차 업체들이 ‘500km' 주행 전기차를 연이어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공인 주행거리는 1회 충전후 최대 315마일(약 506km)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에 최장기록인 토요타 미라이의 공인 주행거리 312마일(약 502km)보다 긴 거리다. 미라이는 현재까지 EPA 기준으로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닌 친환경차로 알려져 왔다.

EPA의 이같은 발표는 의미가 크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주행거리 측정 시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기준으로 측정하는데, EPA 측정 방식이 NEDC 측정방식보다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 현지 자동차 외신들은 최근 EPA 측정 방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테슬라를 상대하려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EPA 기준으로 500km 거리를 충족하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벤츠 전기 SUV 콘셉트카 '제너레이션 EQ' (사진=다임러 AG)

■500km 전기차 성공, 600km 전기차 양산 이끌까

완성차 업체들이 5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반면,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은 6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기술 구현을 위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한번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셀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샘플로 제시 중인 500km급 셀보다 에너지 밀도와 주행 거리를 최대 30%까지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LG화학도 600km 전기차 주행 실현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월 4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에서 2020년에는 500~6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실제 제품이 상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전지의 기술적 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전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 참가해 고 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 프로토타입 등을 선보였다. (사진=삼성SDI)

6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시대 실현을 위해선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완성차 업체 스스로 차량 플랫폼, 배터리 구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해줄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인증 자체가 추후 더 높은 주행거리 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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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해말 현대차 주최 ‘마음드림’ 행사에서 "전기차는 주행거리 개선이 핵심"이라며 "미래 전지로 꼽히는 고체 전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차세대 전지 개발의 중요성을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순차적으로 장거리 주행 전기차 출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빠른 시일 내 300km 이상 주행 전기차를 내놓고, 현대차 브랜드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활용한 500km 주행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3km 주행이 가능한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