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와 옴니채널의 다른 고민

전문가 칼럼입력 :2016/11/02 08:24    수정: 2016/11/02 08:26

김승열 mobizen@mobizen.pe.kr

IT 기술과 온라인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실생활과 가상공간의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O2O와 옴니채널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시킨다는 시작점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많은 보고서들과 미디어에서 두가지 단어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O2O와 옴니채널은 만들어진 환경과 실제 운영에 있어서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키워드이다.

O2O는 기존에 존재하는 오프라인 사업자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온라인 채널을 만들어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옴니채널은 이미 운영을 하고 있던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을 하나로 묶어 통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O2O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서비스이고, 옴니채널은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탄생 배경이 다른만큼 고민하는 내용과 해결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겠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꺼내보고자 한다.

■고객 여정 단계

O2O와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각 단계별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구분하고 채널별 적절한 기능을 제공하는게 모두 중요하다. 전체 고객 여정에서 O2O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시작점이다. 고객에게 특정한 요구가 생겼을 때, 온라인으로 진입시켜 여정이 시작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점포를 방문하거나 전화 통화로 했던 일들을 자사가 제공하는 모바일앱을 구동시키도록 이용행태를 변화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모바일이 친숙한 젊은 층에게는 익숙한 일이겠지만 구매력이 높은 중년층 이상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변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O2O 사업자들은 마케팅 비용을 부어가며 할인행사나 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수입이 많지 않은 사업자에게는 버거운 상황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시작점에 집중한 나머지, 전체 고객 여정을 지배하지 못하고 간단한 중계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O2O와 달리 옴니채널은 각 여정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끊김없는(Seamless)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다음 단계로 진행하거나 채널을 전환할 때,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 않고 자사 서비스에 머물도록 유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낮아 이탈율이 높은 온라인 체류 시간을 줄이고 오프라인 채널 방문을 유도하면서 차별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게 관건이 되고 있다. 클릭 앤드 콜렉트(Click and Collect), 서치 앤드 센드(Search and Send), BOPIS(Buy Online Pick Up in Store)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핵심 경쟁력

O2O 서비스는 대부분 온라인 사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을 연결시키는 중계서비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중계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얼마만큼 고객에게 적합한 업체를 쉽게 그리고 잘 찾아주느냐에 있다. 조금은 식상할 수 있지만 데이터 처리 기술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데이터 마이닝과 평판 분석, 어뷰징(abusing) 처리 기술 등이 O2O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다.

사용 후기와 평점을 통해 고객에게 업체 선정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O2O 서비스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받아서 오프라인 사업자와 1:1 매칭을 곧바로 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서비스 시나리오는 고객 선택권을 박탈시키고 검색 엔진을 통해 다시금 정보를 찾아서 비교해야 하는 수고를 만들어내므로 O2O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오프라인 제조업과 유통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옴니채널 마케팅은 과거부터 있는 채널 관리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면 된다. 싱글채널과 멀티채널, 크로스채널 등과 같은 단계를 거쳐 최근의 옴니채널이 탄생한 것이다. 과거에는 각 채널별로 역할과 특징을 구분하여 정의하여 채널의 성격에 적합한 가격과 프로모션을 집행하는 운영 능력이 중요했다. 옴니채널에서는 분리되었던 각 채널을 통합하고 공통된 사용자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매장이다. 정형화되어 있는 온라인 서비스과 달리 매장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제공 서비스에 따라 고객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온라인에서는 주지 못하는 경험을 제공시키는게 가장 큰 숙제가 된다. 단순한 쇼루밍을 벗어나는 가치를 제공할 때, 옴니채널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 전략

O2O 서비스는 중계 수수료와 광고가 기본적인 수익모델이다. 고객 행태의 변화는 초기 단계이고 마케팅 비용은 높으며 대기업들이 진출하는 상황에서 현재 모델만으로 생존하는건 쉽지 않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O2O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고객 실생활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O2O 서비스의 장점을 활용해 타사 O2O와 연계점을 찾는 것이다.

올해 4월, 야놀자를 중심으로 요기요, 쏘카, 메쉬코리아, 스포카 등 스타트업 다섯 곳이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야놀자 앱 이용자가 언제 숙박시설에 입실·퇴실할지를 알면 이동하면서 음식을 먹고 쇼핑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이후에도 카카오 드라이버, 식신 등을 연동시키며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O2O 이사 서비스인 이사모아와 짐카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가 있다.

관련기사

옴니채널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 비용에 대한 효율에 대한 고민이 많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채널 전략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새로운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율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 유통 기업들이 PB 상품 비중을 높이고 후방통합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옴니채널 마케팅으로 확보한 충성도로 영업이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되겠다.

개인적으로 이번 칼럼을 O2O와 옴니채널의 사전적인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받아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O2O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대형 제조사와 유통기업들은 너도나도 옴니채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는 두 키워드를 구분하지 못해 혼동하고, 주요 고려 항목을 정리하지 못한 이유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 글이 담당 실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