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자체 차량용 'ccOS' 개발 착수

2020년 상용화 목표...전담 연구 조직 신설

카테크입력 :2016/10/31 11:36    수정: 2016/10/31 16:04

정기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미래 '커넥티드 카' 전략을 공개한 데 이어, 커넥티드 카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차량용 운영 체제(OS)' 개발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는 31일 자동차 내·외부와의 연결성 강화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 중인 커넥티드 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가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로 명명한 독자적인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는 자동차 커넥티비티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가공, 처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가리킨다. 즉 PC의 윈도 또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iOS와 같이 커넥티드 카의 고성능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조작하기 위해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 중인 운영 체제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ccOS'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ccOS는 차량 네트워크·차량 제어 등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 연동 프레임워크, 내비게이션·멀티미디어·운전자 맞춤형 UX 등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프레임워크, 외부 연결 기반 데이터 처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커넥티비티 프레임워크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기아차는 리눅스 기반의 제니비(GENIVI) 등 오픈 소스를 활용, 커넥티드 카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니비는 내비게이션, 전화, 인터넷, 음악·뉴스 및 위치정보 등 광범위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개방형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올해 6월 남양연구소 차량IT개발센터 내 ccOS 개발을 전담하는 '인포테인먼트소프트웨어개발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ccOS 기본 구조에 해당하는 ccOS 아키텍처 설계를 완료하고, 상용화 버전의 기준이 되는 ccOS '레퍼런스 플랫폼(Reference Platfor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협업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기아차는 차종 간 호환성 확보 등을 위한 다양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거쳐 오는 2020년경에는 ccOS가 탑재된 '초연결 지능형' 콘셉트의 신차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cOS 및 차량 네트워크 기술 등이 탑재될 계획인 초연결 지능형 콘셉트의 신차에는 운전자가 서비스센터 등 방문 없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OTA(Over-The-Air)'를 비롯해 다양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 적용이 검토 중이다.

ccOS 아키텍처(표=현대·기아차)

■'ccOS' 기반 커넥티드 카 기술, 신뢰성·사용자 편의성 혁신

현재 양산되고 있는 자동차에도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많은 전장부품과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다. 하지만 전장부품 간 상호 연동 및 외부와의 연결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각각의 전장부품을 개별 제어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만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PC·스마트폰 등 각종 정보 기기와 자동차·항공기 등 기계에 탑재돼 기본 작동을 수행하는 내장형 프로그램이다.

반면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및 무선통신, 사물인터넷 등에 기반한 클라우드, V2X(Vehicle to everything) 환경 하에서 구현되는 커넥티드 카의 경우에는 고성능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차량 네트워크, 클라우드, V2X, 빅데이터 등 변화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ccOS'를 개발해 커넥티드 카의 기술 신뢰성 및 사용자 편의성을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또 cc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및 스마트홈 연계 서비스와 ▲지능형 원격 지원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 (Smart Traffic) ▲모빌리티 허브(Mobility Hub) 등 현대·기아차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 및 서비스의 확장성을 제고하고 고도화를 추진한다. 특히 자동차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고성능 컴퓨터로 발전하게 됨에 따라 대두되고 있는 해킹 등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보안 기술 개발에도 집중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해킹으로 인한 차량 도난, 개인 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차량 조작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향후 자동차 보안 문제는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 진보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콘셉트의 'ccOS'의 개발은 차종 간 호환성이 강화된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어, 커넥티드 카 서비스의 안정성 제고는 물론 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커넥티드 카 대중화 시대를 선도...글로벌 선도업체 도약

현대·기아차는 현재 ▲고성능 컴퓨팅(high-performance computing) ▲심리스 컴퓨팅(seamless computing) ▲지능형 컴퓨팅(intelligent computing) ▲시큐어 컴퓨팅(secure computing) 등 'ccOS' 4대 핵심 기술 구현에 주력하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은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를 활용해 차량 내·외부의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고, 딥 러닝(Deep Learning) 등 고도화된 IT 기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차량용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 하는 기술이다. 심리스 컴퓨팅은 차량의 온·오프라인 상태에 관계없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변의 인프라 및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계하여 외부 기기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차량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

지능형 컴퓨팅은 운전자의 의도 및 상태를 적절히 파악해 지능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시큐어 컴퓨팅은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를 항시 감시하고 샌드박싱(sandboxing) 기술 등을 통해 차량의 안전 및 운전자의 데이터와 연관된 부분을 분리함으로써 시스템을 보호한다. 샌드박싱 기술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프로그램을 바로 실행하지 않고 보호된 영역에서 분리해 실행함으로써,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파일과 프로그램이 내부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방지해 준다.

현대·기아차는 ccOS 개발을 통해 커넥티드 카 대중화 시대를 가속화할 기술 리더십의 확보뿐만 아니라, 자동차판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IT, 에너지, 서비스 등 이종산업과의 기술 융합에 기반하는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의 내재화는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미래 성장동력 및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ccOS'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시장조사 기관 BI인텔리전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9천200만대 중 75% 수준인 6천900만대가 무선이동통신과 연결된 커넥티드 카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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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이런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4월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콘셉트의 커넥티드 카 개발 전략을 공개하며,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의 협업을 통해 커넥티드 카의 또 다른 핵심 플랫폼 기술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래 커넥티드 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독자적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품질 및 고신뢰성을 확보한 다양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개발해 기술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