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요금 고지서에 지상파방송 요금을 별도로 표시하는 ‘요금 표시제’ 도입이 추진된다.
기존 통신요금 고지서에 ‘통신요금과 단말기 할부비용’을 각각 표시하는 것과 같은 취지로, 소비자들에 유료방송 요금에 지상파 방송의 시청 대가가 포함돼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27일 미래부가 개최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에서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재송신료(CPS) 관련 제도개선 검토가 이뤄졌으며, 사업자와 시민단체가 제안한 ‘로컬 초이스(Local Choice)', 요금표시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컬 초이스는 유료방송 상품에서 지상파를 제외하고 이를 원하는 시청자에게만 별도의 패키지 상품을 구성해 판매하는 것이고, 요금표시제는 요금 고지서에 지상파 시청 대가를 별도로 표시하는 것이다.
지상파 콘텐츠 대가 산정을 놓고 지상파-유료방송사 간 인상폭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이를 별도 상품화 하거나 사용내역을 소비자에 알림으로써 시청자들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콘텐츠 가격 인상이 이뤄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콘텐츠 전송료 문제로 똑같은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미 이같은 방법이 진행된 바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지상파의 반대로 로컬 초이스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요금 표시제는 시행중에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로컬 초이스에 대한 논의는 천천히 하더라도 요금 표시제만큼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미국에서 지상파에 대한 담합 금지가 이뤄지기 전까지 6년간 지상파 콘텐츠 대가가 8600%가 인상됐다”며 “때문에 미국에서도 로컬 초이스와 요금 표시제 도입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유료방송 요금에는 월 280원씩 연간 약 1만원을 지상파 3사에 주고 있는 것이 포함된 금액이고, 지상파가 인상을 요구한 400원으로 따지면 약 1만5천원을 소비자가 지불하는 셈”이라며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고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고, 소비자에게 알리고 서로 윈-윈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흥석 한국IPTV협회 정책협력부장도 “지상파와 CPS 협상 갈등 문제가 늘 있었고 현재도 KT스카이라이프가 분쟁 중에 있으며,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서비스는 중단됐다”며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콘텐츠 대가 인상 요구가 문제이고, 담합행위에 대한 제도개선도 필요한 만큼 로컬 초이스에 대한 허용도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지상파 재송신, 송출료-홈쇼핑료-수익 모두 반영"2016.10.28
- "재송신 협상 끝나 가는데"...방통위의 '뒷북' 행정2016.10.28
- 1년 걸린 방통위 재송신 가이드라인...실효성 있을까2016.10.28
- 방통위, '지상파 재송신' 가이드라인 2주 뒤 의결2016.10.28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지상파 재송신은) 사업자 간 합의로 결정되는데, 정작 요금을 지불하는 시청자는 거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지금은 지상파-유료방송, 유료방송-유료방송사업자 간에도 지상파 콘텐츠 대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요금 표시제는 가격조정 장치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상파 콘텐츠가 1천원의 가치가 있다면 왜 400원을 달라고 하느냐”며 “요금표시제는 생태계를 위해서도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로컬 초이스의 좋은 점은 시청자들이 지상파에 대한 가치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재송신료 분쟁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