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용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세대교체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에게 '행아웃(Hangout)' 대신 '듀오(Duo)'를 쓰도록 유도하려는 분위기다.
모바일전문 온라인뉴스사이트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지난 7일 보도를 통해 "구글이 '안드로이드용 구글 앱 패키지'에서 행아웃을 선택사항으로 만들고, (기본 영상통화 앱을) 듀오로 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의 근거는 구글이 '구글모바일서비스(GMS)' 파트너들에게 지난 5일자로 보낸 공지 메일이다. 구글은 메일에서 일명 'G앱스(G-apps)'라 불리는 안드로이드 제조사의 구글 선탑재 앱 묶음(GMS패키지) 구성이 바뀐다고 안내했다.
인용된 메일을 한국어로 옮기면 구글 측은 "구글 듀오가 코어 GMS앱의 행아웃을 대체한다는 점을 알린다"며 "행아웃은 전화기 제품에서 선택적인(Optional) GMS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화는 오는 12월 1일부터 적용된다.
구글 듀오는 지난 5월 연례 개발자컨퍼런스 '구글I/O'에서 소개된 영상통화 서비스다. 지난 8월 중순 미국 안드로이드 앱 장터에 공개된지 3일만에 다운로드 건수 기준 인기순위 2등을 차지할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듀오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저장된 저장된 전화번호로 직접 영상통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구글 계정 연동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는 게 기존 행아웃과 다르다. 구글이 애플의 영상통화 기능 '페이스타임'을 겨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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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구글은 GMS패키지에 행아웃을 포함시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탑재 앱으로 넣도록 했다. 연말부터는 행아웃 대신 듀오 앱을 선탑재하도록 바꿈으로써, 일반 사용자들이 그 앱을 쉽게 접하도록 만들었다.
구글이 제조사 파트너 정책을 통해 새로 출시한 듀오를 밀어준다고 해서, 그 역할을 해 왔던 행아웃을 폐기처분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조사들에게 행아웃 선탑재를 아예 막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구글이 모바일 시장에서 듀오를 띄우기 위해 행아웃을 밀어냈다는 점과 함께, 정작 듀오와 함께 선보인 인공지능(AI) 메신저 '알로(Allo)'는 GMS패키지에 넣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알로는 사진에 낙서를 하거나 스티커를 붙이며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이다. 사용자 대화 스타일을 학습해 문자 입력 없이도 적절한 답을 추천받아 쓸 수 있는 '스마트 답장' 기능을 제공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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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 역시 지난 5월 구글I/O 컨퍼런스에서 소개됐는데, 지난달 중순에야 구글플레이를 통해 정식 배포되기 시작했다. 스마트 답장과 구글 어시스턴트 연동 기능은 영어로만 쓸 수 있다. 아직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 상태다.
구글이 알로를 왜 GMS패키지에 포함하지 않았을지는 의문이다. 듀오와 달리 알로는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등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 이미 인기가 높은 상대와 겨뤄야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구글 내부의 목표 우선순위를 다르게 부여받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