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다단계 판매, 국감 ‘뜨거운 감자’

국회·시민단체 "판매 개선·중단" 촉구

방송/통신입력 :2016/10/04 11:43    수정: 2016/10/04 13:09

국회 국정감사를 전환점으로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휴대폰 다단계 유통 문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올 하반기들어 서는 잠시 주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파행으로 치달았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4일부터 다시 정상화되면서, 국회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들이 이통사들의 휴대폰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특히 몇몇 국회 의원들은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도 발의할 움직임이다.

■“이통 다단계, 이용자 차별-공정경쟁 저해”

국회의사당.

지난 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소비자 피해 발생을 이유로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판매 금지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의 다단계 판매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방문판매법과 특수 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에 따라 이동통신 상품가격이 단말기와 약정 요금을 합쳐 160만원을 초과하면 안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판매원에게 연간 5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부담하게 하거나, 공급상품 가액의 35%를 초과하는 후원수당을 지급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이상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다단계 가입자는 올 6월 현재 LGU+ 43만5천명, KT 6만6천명, SKT 5만2천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2014년 말부터 IFCI 등(21만5천명) 다단계 전문업체들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LG유플러스가 지원하는 IFCI 등 다단계 판매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이를 기점으로 IFCI 다단계 피해자들이 대표 사업자들을 고발하는 등 다단계 판매 문제가 공론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동통신 다단계가 위법은 아니지만 판매원 부담 과다 및 노인과 청년층 피해, 고가요금제 유도로 인한 소비자 피해, 불법지원금 지급을 통한 이용자 차별과 공정경쟁 저해 가능성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방통위 감시 수위 높여야”

한 통신 다단계 판매업체 동영상 강의.(사진=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역시 같은 날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가입자가 55만 명을 돌파했다며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최근들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다단계판매 가입자가 증가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고 의원은 "통신 다단계판매 시장이 나날이 늘어남에도 감독 주체인 방통위는 '다단계판매는 공정위 소관'이라며 업무를 떠넘기고 있다"며 “방통위가 전기통신사업법과 단통법을 통해 감시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비자 단체인 서울YMCA 역시 예전부터 이동통신 다단계 중단을 촉구해 왔다. 수익에 현혹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단계에 무차별적으로 빠져들 수 있고, 통신품질이나 서비스 경쟁이 아닌 대인관계에 의존한 판매로 유통 생태계가 혼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책임소재가 불명확해 이용자 보호에 특히 더 취약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등 이통사 대응 주목

지난 달 27일 미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방통위, 방심위 등 증인들.

국정감사가 여당의 복귀로 4일부터 정상화 되면서,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여야 협의를 거쳐, 미래부, 방통위 국정감사 일정과 증인채택이 정식 확정될 경우, 다단계 판매 개선에 대한 국회 요구가 더욱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다단계 판매 비중이 높은 LG유플러스의 대응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당초 국회 미방위는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와 관련한 질의를 위해 방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LG유플러스 황현식 부문장과 이용기 IFCI 대표 등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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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방통위로 부터 다단계 영업 과정에서 부당한 판매수당을 지급한 사실 등이 적발돼 24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기도 했지만 다단계 판매에 따른 피해와 우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단계 판매 자체가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감시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불법이 성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남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에 대한 미방위원들의 문제제기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간담회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한 뒤 휴대전화 다단계 영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LG유플러스의 대응이 특히 주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