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프리미엄 다목적차량(MPV) 코란도 투리스모가 연식변경 모델로 새롭게 돌아왔다. 전 트림에 4WD(사륜구동)를 기본 적용하고, 인테리어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한층 높였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출시 이후 이달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4천970대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며, 올 1~8월까지도 5천416대를 팔아치운 쌍용차의 효자 차종이다. 특히 4WD를 적용하고 있는 국내 MPV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유일하다. 기아자동차 카니발과 펼치고 있는 내수 경합에서 경쟁력을 강화한 2017년형 모델의 투입으로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4WD 시스템을 기본 적용한 2017 코란도 투리스모는 오프로드는 물론, 눈·빗길 주행에서 비교할 수 없는 안전성을 발휘한다"며 "전천후 아웃도어 활용성으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코란도 투리스모 플러스의 시승은 지난 22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강원도 동해 묵호항을 오가는 왕복 52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9인승 RX 트림으로 전동식 선루프와 7인치 내비게이션 등 옵션이 적용됐다.
외관은 기존과 큰 차이점은 없다. 블랙베젤 HID 헤드램프와 크롬을 확대 적용한 3선 라디에이터 그릴로 이어지는 전면부는 변함없이 오프로더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연출한다. 전·후면 SUS 스키드플레이트를 새로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카니발 등 경쟁 차종이 문을 뒤로 밀어 열어 젖히는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한 것과 달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앞으로 당겨 여는 스윙 도어를 채택했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쉽게 여닫는 데 문제가 없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줄였다.
넓다 못해 광활한 실내공간이 주는 거주성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바람의 세기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가 새로 적용됐으며 2열 USB 단자와 12V 파워아울렛을 추가해 모바일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곳곳에 적용된 각종 편의사양은 가족 나들이에 최적화 됐다.
시트 배열은 2+2+3+2 방식을 적용했다. 2·3·4열을 모두 접을 경우 3천240리터에 달하는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다만 4열 좌석은 성인이 장시간 여행을 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듯 싶다.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의 아동을 태우거나, 폴딩해서 적재공간을 늘리는 편이 낫겠다.
운전석에 앉자 새로 탑재된 '듀얼플렉스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싼다. 이 시트는 풀마플렉스(Pullmaflex) 구조의 스프링을 적용, 탑승자의 체중이 고르게 분산돼 장시간 운전시 피로감을 덜어주고 시트의 형상을 오랫동안 유지해 준다. 오랜 시간 운전하면 흔히 시트 엉덩이와 등받이 부분이 눌려 허리가 아프고 허벅지가 저린 현상이 발생하지만, 이날 코란도 투리스모를 운행하는 동안에는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등받이와 볼스터(bolster)의 경도에 차이를 둬 푹신하면서도 견고하게 탑승객의 몸을 지지해 주며, 시트의 폭과 길이, 높이 등을 증대해 안락감을 향상시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라면 운전석 정면이 아닌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잡은 센터클러스터가 다소 생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시야에 스티어링휠이 걸리지 않아 주행 중 확인하는 데 오히려 편리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자 2톤이 훌쩍 넘는 육중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부드럽게 나아간다. 평일 오후에 시승이 이뤄진 관계로 차량 주행이 뜸했던 영동고속도로 구간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올렸다. 이 차에는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 토크 40.8㎏·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2.2리터 e-XDi220 LET(Low-end Torque) 엔진이 탑재됐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며 다소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은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 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2.3톤에 달하는 중량에도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변속 충격도 거의 느끼기 힘들다.
고속의 곡선 구간에서도 높은 차고에도 불구, 균형을 잃지 않고 부드럽게 선회한다. 관광·여행을 뜻하는 '투리스모(Turismo)'라는 차명에 걸맞게 승차감 역시 만족스럽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독립현가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했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대형세단 체어맨 W와 동일한 컨셉트로 개발됐다. 동승자에게 잠시 핸들을 넘기고 2열에 앉았지만 어지간한 세단 못지 않게 안락했다. 가족들을 태우고 떠나는 여행길에도 안심이 될 듯 하다.
이 차의 진가는 험로 주행성능이다. 후륜 구동을 기본으로 동급 유일하게 전자식 4WD 시스템을 탑재해 온로드는 물론 눈·빗길 등 오프로드에서도 전천후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다만 시승 당일에는 오프로드 구간이 없어 험로 주행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관련기사
- 쌍용차, 파리모터쇼서 'LIV-2' 세계 최초 공개2016.09.30
- 쌍용차, 울릉도 RV시장 질주...왜?2016.09.30
- [르포]코란도 투리스모 '4륜' 달고 울릉도 택시시장 '씽씽'2016.09.30
- 쌍용차, 테크 마힌드라·LG유플러스와 커넥티드카 만든다2016.09.30
이날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0.3km/ℓ다. 신형 코란도 투스리모의 복합 연비는 10.6km/ℓ다. 이날 성능 테스트를 위해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RPM의 피로도가 높았지만 공인 연비 수준에 가까운 효율성을 기록했다. 이 차가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은 착한 가격이다. 이날 시승한 9인승 RX 4WD 모델의 가격은 3천505만원이다. 같은 가격대의 경쟁 9인승 모델의 경우 4륜구동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2017 코란도 투리스모 플러스의 트림별 판매가격은 ▲TX 3천10만~3천45만원 ▲RX 3천480만~3천505만원(이상 11~9인승) ▲아웃도어 에디션 3천365만원(9인승 전용)이다. 일상에 지친 심신의 휴식을 뒤로 한 채, 가족과 함께 떠나는 주말 나들이를 마다 않는 '착한 아빠'들을 위한 패밀리카로 더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