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이 '스마일박스'로 강력한 배송 브랜드 노리는 이유

김주성 이베이코리아 팀장 "물건 직접 못받는 소비자들에 차별화된 서비스"

유통입력 :2016/09/28 17:49

황치규 기자

언제부터인가 글로벌 커머스 업계에선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마지막 과정, 다시 말해 배송을 둘러싼 변화와 혁신이 중량감 있는 변수가 됐음을 상징한다. 거대 업체인 아마존이 최근들어 강조하는 키워드 중 하나도 바로 배송이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 1~2년 사이에 배송은 커머스 업체 간 경쟁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배송은 더 이상 무슨무슨 택배로만 불리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서비스 브랜드로까지 진화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포문을 열었고, 다른 업체들도 배송에 쏟아붓는 실탄을 크게 늘렸다. 이쯤되면 배송전쟁이다.

오픈마켓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배송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에는 GS25 편의점에서 주문한 물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일박스를 내놓고 강력한 배송 브랜드로 육성하려 하고 있어 주목된다.

스마일박스는 3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주문은 물론 교환이나 반품 시에도 이용 가능하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24시간 내내 전담 콜센터도 운영된다. 이용 방법은 지마켓, 옥션, 지구(G9)에서 주문할 때 배송지를 근처 스마일박스가 설치된 GS25로 지정하면 된다. 택배가 도착하면 휴대폰으로 인증번호가 발송된다. 인증번호를 스마일박스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스마일박스는 현재 1인가구 밀집도, 동선 편의성 등을 고려해 관악구, 강남구, 송파구 등 서울지역 내 50개 GS25 편의점에 설치됐으며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박스가 로켓배송과 달리 직장인 1인 가구 등 물건을 직접 받을 수 없는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인 만큼,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 김주성 팀장

스마일박스 기획을 주도한 김주성 이베이코리아 팀장은 "배송 속도를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고객이 직접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속도전도 의미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스마일 배송은 이같은 소비자들에게 의미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1인 가구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스마일박스가 파고들 공간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예전에만 해도 택배를 직접 받을 수 없으면 옆집이나 주변 단골 가게에 대신 좀 받아달라고 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성이 강해진 요즘 다른 이에게 택배를 맡기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문앞에 두고 가라고 하니, 분실이 걱정된다.

김주성 팀장은 "언제부터인가 대면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늘었고, 여성의 경우 범죄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택배를 직접 받기 꺼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사회적으로 스마일박스가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박스를 기획하며 편의점 운영자와 택배기사들도 혜택를 줘야 한다는 점도 많이 고려했다. 편의점주 입장에서 보면 스마일박스는 부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이용율에 따라 이베이코리아가 편의점에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주는 물건을 직접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로 없다. 스마일박스는 편의점 문 밖에 위치해 있어, 주문한 사람이 알아서 찾아가는 구조다. 편의점주는 신경쓸게 없다. 김주성 팀장은 "택배를 찾으러온 소비자가 편의점에 들러 다른 물건을 구입할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스마일박스와 편의점은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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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지하철역에 있는 물품보관함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얼마 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겉보기에는 괜찮아보였지만 디테일을 파고들면 택배기사들에게는 이래저래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 택배기사가 역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물품보관함에 물건을 놓고 오는 것은 고단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김주성 팀장은 "스마일박스의 경우 편의점앞에 편하게 차를 세우고 물품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에게도 부담이 없다"면서 소비자와 편의점주 그리고 택배기사들 모두에게 유용한 서비스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스마일박스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반품을 해야할 때다. 김주성 팀장은 "스마일박스는 반품 하려는 물건도 넣어두면 택배기사가 알아서 가져가는 만큼, 택배기사 직접 부르고 하는 것이 귀찮아 반품을 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