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울릉도 RV시장 질주...왜?

26년 발로 뛴 영업통 한 몫...찾아가는 A/S도 주효

카테크입력 :2016/09/26 16:46    수정: 2016/10/14 14:19

정기수 기자

(울릉도=정기수기자)쌍용자동차의 울릉도 RV(레저용차량)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울릉군에 등록돼 있는 RV·SUV차량은 총 1천659대다. 현대차(688대, 41.5%)가 가장 많고 이어 쌍용차(470대, 28.3%), 기아차(468대, 28.2%) 등의 순이다. 울릉도 도로를 주행하는 RV·SUV 10대 중 3대는 쌍용차의 모델인 셈이다. 경쟁모델에 없는 4륜구동(4WD) 시스템을 갖춰 울릉도 특유의 지형·지질적 특성에 최적화된 모델 라인업이 크게 어필했지만, 섬내 심부름꾼을 자처할 만큼 발로 뛰는 영업 일선의 노력도 한 몫 했다.

지난 23일 울릉도에서 만난 쌍용차 김경민 포항사랑영업소 부장은 "울릉도는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에서 쌍용차가 기아차를 앞선 지역"이라면서 "특히 코란도 투리스모 출시를 기점으로 쌍용차의 상승세가 더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김경민 포항사랑영업소 부장(사진=쌍용차)

쌍용차가 처음 진출할 당시 울릉도는 전통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강세가 이어져 온 지역인 만큼,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코란도 투리스모가 출시되면서 반전의 조짐을 보이더니, 올 들어 9인승 택시 모델이 새로 투입되면서 기아차를 제치고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섰다.

특히 택시 시장에서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올해 초 숙원이던 섬내 다인승차량 택시 영업허가가 나면서 코란도 투리스모 택시 모델이 진출이 현실화됐고, 반년 여 만에 19대(법인택시 14대, 개인택시 5대)가 판매되며 울릉도 택시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했다. 기존 렉스턴(8대)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은 57%에 육박한다.

김 부장은 "코란도 투리스모는 다인승 차량으로 단체 관광객 이용이 용이하며 다목적차량으로도 사용 가능하다"면서 "다인승 차량 중 국내 유일하게 동급 모델 중 4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주행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모델 대비 뛰어난 상품성에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A/S 등 도서지역 차량에 걸맞는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향후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출시 이후 이달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4천970대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며, 올 1~8월까지도 5천416대를 팔아치운 효자 차종이다. 2013년 프리미엄 MLV(다목적레저차량)을 표방하며 출시된 코란도 투리스모는 2년 6개월의 연구개발 기간과 1천8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쌍용차의 야심작이다. 후륜 구동을 기본으로 동급 유일하게 전자식 4WD 시스템을 탑재, 온로드는 물론 눈·빗길 등 오프로드에서도 전천후 주행 능력을 발휘하며 가속 및 등판 성능이 뛰어나다. 파워트레인은 2.2리터 e-XDi220 LET(Low-end Torque)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하며 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영업 일선에서의 기대도 높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의 울릉도 시장 선전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도서지역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김 부장은 "쌍용차의 판매 증가는 시간 문제"라며 앞으로 택시 시장은 물론 렌터카 시장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울릉도 렌터카 시장에서는 티볼리가 점유율을 높혀가고 있다. 쌍용차는 11인승 코란도 투리스모를 조만간 1~2대 정도 공급할 계획이다.

■울릉도서 뿌린 명함만 35만장...심부름꾼 자처한 영업통

김경민 부장은 울릉도에서의 쌍용차 판매 신장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항시민이지만 울릉군민들의 복리 증진과 편의 제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수일 울릉군수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실제 이날 울릉도 시내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느라 대화가 종종 끊기기 일쑤였다. 쌍용차 고객이 아니더라도 울등도 주민들의 심부름꾼을 자처, 필요한 물건을 부탁하면 배편을 이용해 처리해준다. 그와 인사을 나누던 행인 한 명은 김 부장이 울릉도에서 26년간 자동차를 판매하며 뿌린 명함만 35만장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김 부장은 "약 1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울릉도에서 8천명 정도와 형님, 동생으로 지내고 있다"면서 "울릉군민들의 경우 전화로 차를 사는 경우가 많은데, 포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내게 인감도장까지 보내줄 만큼 신뢰관계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쌍용차 대구경북지역본부 우병권 서비스매니저(왼쪽)와 포항사랑영업소 김경민 부장이 코란도 투리스모 택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쌍용차)

여기에 쌍용차의 A/S는 도시지역 고객의 니즈에 특화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주는 밑바탕이 됐다. 이날 도서지역 점검차 울릉도에 출동한 쌍용차 대구경북지역본부 우병권 서비스 매니저는 "투리스모 택시 판매가 증가하면서 부품 조달과 정비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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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매년 상·하반기 전국 10개의 도서지역 무상점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울릉도를 비롯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와 전남 신안군 지역의 6개 섬(흑산도, 비금도, 도초도, 안좌도, 암태도, 자은도) 등에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정기 서비스 기간 외에는 해당 지역 서비스 매니저에게 연락하면 늦어도 3~4일 내에 부품을 조달해 준다.

우 매니저는 "울릉도는 평지가 드물고 경사가 심한 비탈과 곡선 구간이 열악한 도로 탓에 차량에 육지에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하부 프레임 이상 등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정기 서비스 외에도 자주 방문하거나 연락을 취해 A/S나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 역시 "품질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도서지역 정서를 감안한 판매 전략"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