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80 HDA 장단점 살펴보니

ASCC+LKAS 기능보다 안전성 탁월...SW 업데이트 개선 필요

카테크입력 :2016/09/23 10:39    수정: 2016/09/23 11:13

HDA는 제네시스 EQ900, G80 오너들이 가장 많이 들어 본 용어 중 하나일 것이다.

HDA는 '하이웨이 드라이버 어시스턴트(Highway Driver Assistant)'의 약자로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말그대로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진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뜻이다.

HDA는 250만원에 달하는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 옵션(3.8 파이니스트 모델엔 기본)에 포함된 기능이다. 이 패키지엔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진동경고 스티어링 휠, 스마트 하이빔, 앞좌석 프리액티브 시트벨트 등이 포함됐다.

HDA는 과연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해당 기능이 탑재된 제네시스 G80으로 장단점을 자세히 살펴봤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운동장 앞에서 잠시 정차해 제네시스 G80의 모습을 담아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SCC+LKAS'보다 차선 중앙 유지 능력 탁월

HDA의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단순한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갖춘 LKAS(Lane Keeping Assistant Program, 차선유지보조시스템)보다 차별화된 성능을 갖췄다.

HDA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작동된다. 차량의 위치가 고속도로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 클러스터에 파란색 또는 하얀색 HDA 이미지가 등장한다. 하얀색일 경우 HDA 작동 준비가 완료됐다는 것을 뜻하며, 파란색 HDA 이미지는 HDA가 작동 중임을 뜻하는 신호다.

주행하고자 하는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미리 안다면 HDA 기능 활용에 크게 도움이 된다. 제한속도 110km/h에 맞춰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면 ‘띵’하는 소리와 함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AUTO' 로고가 등장한다. 도로 교통법을 준수하며 운전자에게 보다 편안한 주행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제한속도보다 높거나 낮게 속도 설정을 해도 HDA 기능 지원이 가능하다.

HDA가 탑재된 제네시스 G80은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던, EQ900보다 한단계 낮은 등급의 모델이기 때문에 주행 성능에 큰 차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간접광고 수단으로 등장했던 제네시스 DH LKAS보다 안정적이었다. 잠시나마 해당 드라마에 등장했던 자율주행 로맨스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자율주행차 로맨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운전자의 전방 주시 의무다. 아직까지 HDA 시스템이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네시스 HDA 시스템이 작동중임을 뜻하는 G80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도로 올림픽대로 등의 도시고속도로에서는 HDA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 이 대신에 ASCC와 LKAS가 작동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HDA 시스템이 실행되고 있는 G80 계기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잠시나마 손을 떼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나가는 제네시스 HDA 시스템(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 오토파일럿보다 비교되는 HDA 특성

제네시스 G80의 HDA 시스템은 테슬라의 주행 지원 시스템 ‘오토파일럿(Autopilot)’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자동 차선 변경 가능 여부다. 오토파일럿의 경우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실행할 경우, 옮기고자 하는 차선으로 자동으로 옮겨준다. 이와 달리 제네시스 HDA는 운전자가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원하고자 하는 차선으로 옮겨야 한다.

조작 방법에도 큰 차이점이 있다. 오토파일럿의 경우 좌측 방향지시등 칼럼 아랫부분 레버를 앞으로 2번 당기면 실행이 된다. 반면에 제네시스 HDA는 내비게이션을 통한 위치 인식 능력이 탁월하지만, 스티어링 휠 오른편에 위치한 크루즈(CRUISE), SET 버튼을 여러 차례 눌러야 제대로 실행이 된다. 기능 실행할 때의 편리성이 HDA보다 오토파일럿이 더 높다는 생각이다.

LKAS 기능 실행 여부를 묻는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설정창. 만일 '차선이탈 경보'를 선택하면 차선유지 기능을 돕는 LKAS는 자동으로 해제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자의 휴식을 권장하는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은 제네시스 G80의 대표 기능 중 하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에도 분명 차이점은 있다. 기본적으로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OTA(Over The Air), 즉 오너가 서비스 센터를 가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또는 오토파일럿 자체 기능을 무선 업데이트 시킬 수 있다. 테슬라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를 무시할 경우, 재시동 전까지 오토파일럿 기능을 쓸 수 없게 하는 기능을 추가시켰다. 또 오토파일럿이 실행 중일 때의 계기반 클러스터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반면 제네시스 HDA는 테슬라처럼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서도 어떻게 HDA 기능을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에 대한 고객 서비스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제네시스 HDA와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국가별 또는 도로별 주행 환경에 따라 성능을 낼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또 이 두 기능 중에 어떤 기능이 기술적으로 높다는 점을 비교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해당 주행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방침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지는 편이다.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차별화 된 자율주행차 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가 테슬라와 차별화된 자율주행 또는 주행지원 시스템 소프트웨어 운영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분명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영상 = 제네시스 G80을 통해 살펴본 HDA 시스템 장단점(바로가기)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과 조화 이루는 애플 카플레이

이제 HDA 성능 테스트를 벗어나 제네시스 G80의 전체적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네시스 G80의 실내외 디자인은 이전 제네시스 DH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헤드라이트, 크롬 적용, 신형 8단 자동변속기,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이 추가된 점은 눈에 띄지만 이는 일반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될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분명히 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보수적으로 여겨왔던 ‘애플 카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제네시스 G80에 탑재됐다. 아이폰을 쓰고 있는 제네시스 DH 오너들이 조금 속상할 수 있겠다.

제네시스 G80에 탑재된 애플 카플레이는 현대차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체험했을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애플 카플레이만의 고유 레이아웃이 정제된 듯한 느낌의 제네시스 G80 센터페시아와 잘 어울러진다. 검정색 바탕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햇빛 반사에도 잘 보이는 편이다.

제네시스 G80에는 EQ900에 없는 카플레이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G80 센터페시아와 애플 카플레이 레이아웃이 잘 어울린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일반 제네시스 G80과 애플 카플레이 간의 연동성도 나쁘지 않는 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자의 아이폰과 연결해 카플레이 음악 앱을 실행해봤다. 제네시스 G80에는 17개 스피커가 탑재된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됐다.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 윌아이엠의 '#thatpower' 곡 속에 담겨진 드럼 비트가 렉시콘 시스템에서는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 카플레이와 렉시콘 오디오의 궁합이 정말 환상적이다.

제네시스 G80 일반 내비게이션 실행시 카플레이와의 연동성도 좋은 편이다. 다음 곡 실행시 표출되는 카플레이 관련 폰트가 미래 지향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애플 카플레이가 실행되고 있다는 로고도 등장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스포티한 주행감성은 합격점

시승 모델은 제네시스 G80 3.8 HTRAC 파이니스트 트림으로,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3.8 6기통 람다 GDi 엔진이 탑재됐다.

상시 사륜 시스템을 뜻하는 G80의 HTRAC 시스템은 이전 DH 모델에도 적용된 사양이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어우러져 보다 편안한 드라이빙 능력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고속도로 출구 램프나 산길 와인딩 도로에서도 탁월한 느낌이다. 코너를 돌 때의 핸들링 느낌도 안정적이다.

특히 스포티한 주행 감성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잠시 SPORT 모드를 놓고 주행한 결과, G80 3.8 모델은 부드럽게 시속 120km까지 치솟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엔진 사운드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거슬리는 편은 아니다. 슈퍼카 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하지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짜릿함이 있다.

마치 주차선과 하나로 합쳐진 듯 한 제네시스 G80 웰컴 라이트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단점은 분명 있다. 브레이크 성능이 기대만큼 높은 편은 아니다. 가속 시의 부드러운 주행 성능은 높게 살 수 있지만, 정차 시 뭔가 앞으로 쏠리는 듯한 제동감이 느껴진다. 이 부분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브레이크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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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은 판매가격은 3.3 모델 ▲럭셔리 4천810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5천510만원, 3.8 모델이 ▲프레스티지 6천170만원 ▲파이니스트 7천170만원이다.

*[무편집 영상] 제네시스 G80 직각 자동주차 직접 해보니(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