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브라우저 전력효율 놓고 신경전

MS "엣지 전력소비, 여전히 크롬보다 효율적"

컴퓨팅입력 :2016/09/19 11:31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브라우저의 전력소비 효율 측정실험 결과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달초 구글이 상반기 MS의 실험 결과를 반박하는 듯한 영상을 내놓자, 이어 MS도 새로운 실험 결과를 내놨다.

MS는 지난 15일 윈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신 엣지 브라우저의 전력소비 효율이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보다 우월함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참조링크: Microsoft Edge now gets even more out of your battery]

MS의 실험은 윈도10 기본 브라우저 엣지가 지난달 배포한 운영체제(OS) 1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전력소비 효율면에서 전보다 얼마나 향상됐는지, 경쟁 브라우저와는 얼마나 다른지 보여 주는 내용이었다.

우선 MS는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 전(빌드1511)과 후(빌드1607)의 엣지 브라우저가 사용하는 전력소비 효율을 비교했다. 해당 그래프를 보면 업데이트 적용 전에는 2천밀리와트(mW)를 넘었던 평균 전력소비량이 적용 후에는 1천800mW 수준으로 떨어졌다. MS는 전반적인 렌더링 효율이 12%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윈도10 1주년업데이트 적용 전후 엣지 브라우저의 평균 전력소비량 비교 그래프. [자료=MS]

이어 MS는 업데이트를 적용한 윈도10 엣지와 크롬53, 오페라39, 파이어폭스47 브라우저의 전력소비 효율을 같은 기준으로 대조했다. 크롬53은 2천300mW 가량, 오페라39는 2천600mW 정도, 파이어폭스47은 3천100mW쯤을 기록했다. 이에 MS는 엣지 최신판이 타사 브라우저보다 24~43%가량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비디오재생, 멀티탭 사용, 쇼핑, 소셜미디어 이용 등을 포함한 시나리오다.

■6월에 이어 엣지 전력소비 효율 재차 강조

MS가 타사 브라우저 대비 엣지의 전력소비 효율이 우월함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 배포를 앞두고, 지난 6월에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놨다.

[☞관련기사: MS 엣지가 전력 효율 가장 좋다고?]

당시 MS의 실험 방법은 최신 윈도10 기반 '서피스북' 기기의 기본 전력소비 평균치와 엣지,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 등 각 브라우저 구동시 소비 평균치를 측정해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MS는 통제된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각 브라우저로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아마존, 위키피디아 등 웹사이트를 띄웠다. 사이트를 열고, 화면을 스크롤하고, 영상을 보고, 새 탭을 띄우는 등 일정한 동작을 자동화했다. 그 결과 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을 때 전력소비 평균치는 318밀리와트(mW), 엣지는 2천68mW, 크롬은 2천819mW, 오페라(절전모드)는 3천77mW, 파이어폭스는 3천161mW를 쓴 걸로 나타났다.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 적용 이전의 MS엣지와 타사 브라우저 전력소비 효율 대조 그래프. [자료=MS]

요약하면 MS 브라우저가 타사 것보다 적게는 36%에서 많게는 53%까지 배터리 수명을 늘려 준다는 얘기였다.

MS는 이런 자사 실험 결과가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엣지, 크롬,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가운데 엣지가 실제로도 가장 적은 전력소비 평균치를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1주년 업데이트 적용 이전의 윈도10 실사용 기기 수백만대로부터 수집한 데이터였다. 해당 데이터로 그린 그래프를 보면 각 브라우저 전력소비 평균치는 엣지가 465.24mW, 파이어폭스가 493.5mW, 크롬이 719.72mW로 표시됐다.

이 자료만 놓고 보면 엣지는 전력을 가장 적게 쓰며, 크롬은 파이어폭스보다도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브라우저가 된다.

■발끈한 구글의 반격?

MS의 실험은 이달초 재차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구글의 반응 때문이었다. 구글은 최신 크롬 브라우저의 전력소비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며 관련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MS를 비롯한 타사 브라우저 얘기는 일절 없었다.

다만 브라우저 구동 기기가 일반 노트북PC가 아닌 MS의 서피스북이었다. 서피스북은 앞서 MS의 실험에서 표준 구동 기기처럼 쓰인 단말기다. 구글이 이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굳이 서피스북으로 크롬의 전력소비 효율 실험을 했을 리 없다는 해석이 나올만했다.

[☞관련기사: 구글, 크롬 배터리 테스트 공개…MS에 설욕?]

당시 구글은 자체 실험 결과 크롬53 버전이 크롬46 버전보다 '비메오' 사이트의 HD영상을 2시간12분 더 오래 재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크롬46은 8시간27분을 버텼고 크롬53은 10시간39분을 버텼다는 내용이다.

구글이 유튜브에 공개한 브라우저 배터리 효율 테스트 결과. MS서피스북에 크롬46과 크롬53 브라우저로 비메오 영상을 무한 재생시 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다.

실험 영상을 들여다보면 비교 대상엔 엣지가 없지만, MS의 기존 실험 내용을 반박하는 성격이 읽힌다. 3개월 전 MS도 서피스북에 엣지로 비디오스트리밍 사이트를 띄워 얼마나 오래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MS의 실험에선 엣지가 7시간22분 작동했고 크롬은 4시간19분 작동했다. 여기서 크롬의 배터리 수명은 구글의 자체 실험보다 꽤 뒤떨어졌다.

다만 양측의 실험 결과가 상충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브라우저 구동 기기가 동일한 서피스북일뿐, 두 실험의 세부적인 차이에 따라 동일한 브라우저가 상이한 전력소비량을 기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MS "비디오스트리밍도 엣지가 오래 간다니까…"

흥미로운 건 MS가 새로 공개한 자료에도 서피스북에서 브라우저로 비디오스트리밍 사이트를 띄우고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하는지 측정한 실험 영상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MS는 구글 크롬 개발팀의 이달초 실험 영상을 직접 언급하기까지 했다. 관련 설명을 일부 옮겨 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브라우저별 비디오스트리밍 지속시간 2차 테스트. 1차 테스트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재생이었는데, 2차는 구글이 앞서 공개한 비디오스트리밍 테스트와 비슷하게 비메오 사이트의 단일 영상 무한반복 방식으로 측정했다.

"우리는 (6월에 수행했던) 넷플릭스 스트리밍테스트를 1주년 업데이트 환경에서 반복했는데, 엣지는 다른 브라우저들보다 23~69% 더 오래 버텼다 - 구글 크롬보다는 90분 이상 오래 갔다. 최근 크롬 개발팀은 비슷한 영상을 공개했는데, …(중략)… 우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두번째 영상을 찍어서, 이번엔 그들의 (실험)방법을 적용했다: 넷플릭스 대신 비메오에서 동일한 비디오를 반복해 돌리는 걸로. 이 실험에서 MS엣지는 …(중략)… 여전히 크롬보다 1시간 이상 오래 버틴다."

이어 MS는 이번에도 일반 사용자들의 시스템에서 수집한 실측 데이터를 제시했다.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를 적용한 환경에서 엣지를 사용할 경우 일일 전력소비 평균치가 450mW 정도라면 파이어폭스의 전력소비량은 550mW 정도고 크롬은 760mW 정도 된다는 설명을 담은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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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측은 "윈도 고객들에게 배터리 수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한다"며 "이게 엣지를 전력소비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윈도10 기반 브라우저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크롬의 전력소비 효율은 타사 브라우저 대비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MS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자사 입지를 위협하며 성장해 온 구글의 크롬을 공략하기 위한 약점으로 전력소비 효율을 활용하려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