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입된 ‘모바일ISP’ 서비스로 통신비 추가지출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서비스 이용알림 서비스 등 정책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모바일ISP 서비스 가입자 현황 및 실제 이용자 현황 자료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녹소연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ISP 가입자 수는 약 310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연간 서비스 이용자수는 200여 만명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만 명 가량의 소비자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서비스에 가입돼 사용하지도 않는 부가서비스 비용을 지출했다는 것이 녹소연 추정이다.
ISP 서비스는 결제승인정보제공사(VAN사) VP(브이피)사가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 중 하나다. 신용카드 결제를 할 때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매번 입력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도록 미리 설정해놓은 인증서를 이용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BC카드와 국민카드 등 일부 신용카드사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ISP인증서를 저장하고 이를 통해 결제하는 것은 무료다. 하지만 본인의 휴대전화에 인증서를 저장하고, 이를 이용해 다른 컴퓨터에서 결제하기 위해서는 월 55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유료결제 서비스는 VP에 직접 결제하는 시스템이 아닌, 통신사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가 무료서비스와 유료서비스 기능 구분이 명확치 않다는 데 있다. 소비자들이 복잡한 결제 과정에서 유료서비스 안내를 결제과정 중 하나로 생각하고 무심코 확인 버튼을 눌러 가입하기 쉽다.
녹소연은 “유료결제 서비스 광고를 상품 결제 도중에 팝업시키는 것은 실제로 소비자로 하여금 이를 결제과정 중의 하나로 오인 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VP사가 제출한 신규가입자 및 서비스이용자 자료에 따르면, 현재 통신3사를 통한 모바일ISP 부가서비스 가입자 수의 총합은 약 310만 명에 달한다. 연간 약 210여만 명인 유료서비스 이용자수와 비교할 경우 오인가입자 규모가 약 100만 명이란 추산이 나온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달 5억원씩,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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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료에 따르면 실제 유료서비스 이용자 증감이 크지 않음에도 2014년 167만여명, 2015년 130만여명 등의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실상 가입자의 대부분이 실제 이용을 위해 가입한 ‘적극적 가입자’가 아니라 결제과정의 오인으로 자신도 모르게 가입한 ‘오인 가입자’일 수 있다는 것이 녹소연 주장이다.
녹소연은 “모바일ISP 유료서비스는 이것이 일반적인 결제 과정과 상관 없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을 명확히 공지해 한다”며 “통신요금 명세서를 안내할 때 소비자가 실제로 이용하지 않은 부가서비스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