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노웅래 의원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게임 이용자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한 입법 토론회’를 3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 에서는 복권처럼 확률에 따라 아이템의 종류가 결정돼 사행성 논란이 일었던 확률형 아이템의 실제 확률 등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 하는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는 경희대학교 윤지웅 행정확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경희대학교 유창석 문화관광콘텐츠학과 교수와 서울대학교 유병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확률형 아이템을 주제로 관련 내용을 발제 했다. 또한 한양대학교 황성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 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이 참가해 토론을 진행했다.
노웅래 의원은 “한국 게임 시장은 내수만 10조원에 달하며 산업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매출의 큰 비중을 확률형 아이템이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분별에게 남용될 경우, 문제가 되고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노 의원은 “이로 인해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 불만과 불신이 나오고 있기 떄문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를 의무화 하자는 것이다”며 “다만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산업 규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회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좋은 법을 만들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섭 의원은 “게임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산업 중 하나인데 규제와 함께 단기간의 수익 창출에 치우치다 보디 확률형 아이템 위주로 운영돼 이용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라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확률형아이템 확률공개 법제화 불이익 고려해야
토론회에 참가한 발표자 대부분은 법제화에 반대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변화가 많은 게임 산업에 제재를 가하는 법은 산업 진흥에 악영향을 미치고 공공재가 아닌 사적인 재산인 만큼 기업비밀에 해당하는 확률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유병준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의 게임사용자 분석연구를 근거로 확률형 아이템 공개 입법에 반대했다.
유 교수는 패키지를 구입한 이용자만 할 수 있었던 패키지 방식에서 누구나 게임을 무료로 즐기며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 부분유료화 방식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은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무조건 결제를 많이 한 이용자가 강해지는 것을 막아 유료 이용자와 무료 이용자 모두에게 피해 의식을 덜 느끼고 게임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유 교수는 “시시각각 게임 내 시장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게임의 재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정이 필요하다”며 “각 게임마다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자율적 규제와 정부, 사회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확률을 공개하게 되면 극렬한 몇 명에 의한 불만이 모두의 의견으로 보일 수 있는 케스케이드 효과가 일어나 오히려 많은 이용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창석 교수는 “단통법도 취지는 좋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사람이 핸드폰을 비싸게 사는 불이익이 발생한 것 처럼 법안의 설계에 있어서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나 일본에 뒤쳐진 상황에서 법제화를 통한 사업규제는 부정적인 결과가 우려된다"며 "규제를 위한 법안 마련은 오히려 설립 의도를 훼손시킬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황성기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게임은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이며 영리적 목적으로 게임을 제작 제공하는 것은 영업과 직업 자유의 보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을 법적으로 막는 것은 헌법적 가치에서 기본권을 제한하게 되는 것이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사업의 본질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직업과 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황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는 국내 사업자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해외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결론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보다 자율규제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용자의 불신이 있다면 개발사의 참여를 적극 강조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뢰 회복 위해 법제화 필요
반면 녹색소비자 연대 유문용 정책국장은 국내 게임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외산게임인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LOL)가 온라인 게임 점유율을 60% 가까이 확보하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 역시 해외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원인 중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의 요금제가 과도하게 변질되며 이용자들이 국내 게임사를 불신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국장은 "홈쇼핑에서 1만원 짜리 랜덤박스를 판매하며 일정확률로 차를 준다고 하면 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을 것"이라며 "게임 내 특성이라고 해도 다른 것과 비교해도 사행성이 높다면 법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희 과장은 “지속가능성 이라는 측면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대체할 새로운 비즈니스가 없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작년 7월부터 확률공개를 해왔지만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용자 민원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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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은 상호 작용을 근간으로 성장발전한 사업인 만큼 이용자와 함께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웅래 의원은 “반드시 입법을 하지는 않더라도 청소년들의 사행성을 막고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가이드라인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좋은 의견을 수렴해 여러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