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직장 버리고 ‘유튜버’로 변신한 이유

프로 크레이이터 김학-스티브박-임소연씨 스토리

인터넷입력 :2016/08/30 16:18    수정: 2016/08/30 16:42

중견 건설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했던 김학 씨는 10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아이가 둘 있는 가장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린다고 하니 주변 만류도 있었지만 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직했다.

"그동안 회사에서 조직생활을 하며 여러 성과를 냈지만, 내 일이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아 성취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쩌면 별거 일일 수도 있지만, 성취감은 커요. 직장을 그만둔 후 당장 수익이 없었던 적도 있지만, 유튜브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유튜브가 30일 마련한 구글 캠퍼스 서울 현장. 회사를다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3명이 변신 스토리를 공유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유튜브에서 빨강도깨비로 활동하고 있는 김학 씨와 아시안보스 채널을 운영하는 스티브박 씨, 꼬요야 놀자를 운영하는 임소연 씨가 주인공들이었다.

왼쪽부터 김학 씨, 스티브박 씨, 임소연 씨, 김범휴 유튜브 콘텐츠 바트너십 부장

먼저 김학 씨는 퇴직금으로 3년 정도는 생활하는 데 문제 없다고 판단하고 유튜브에서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영화를 소재로 동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시청자들이 찾아낼 수 없었던 작은 포인트까지 집어내고, 특정 주제를 정해 여러 영화를 융합해서 소개하기도 한다. 현재 18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3천100만 뷰가 넘는다.

"원래는 직장에 다니면서 영화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화재가 되는 영화에 대한 리뷰를 오랜 시간을 투자에 글로 길게 썼는데, 유튜브에서 어떤 크리에이터가 비슷한 내용을 영상으로 짧고 재미있게 만들어 올린 걸 봤어요. 매우 충격적이더군요. 그 때 글보다 동영상이 주는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해 글을 영상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빨강도깨비

그는 영화에 나오는 사소한 아이템을 깊게 파고든다. 최근엔 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딴 걸 보고 영화에 나오는 활에 대해 분석했다. 80편이 넘는 영화를 본 후 그 중에 나오는 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주요 시청층은 20대에서 30대 후반 남성입니다. 생각보다 성인들이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영상이 많지 않은데, 30대도 볼만한 영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반기에는 남성 시청자들을 위해 액션을 키워드로 검이나 주먹싸움과 같은 아이템을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학 씨는 앞으로 미드나 TV프로그램쪽으로도 확대해 특정 아이템에 대해 분석하고 싶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아시안보스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스티브박 씨의 직업은 변호사였다. 어렸을 때 호주로 이민간 그는 생각보다 많은 아시아인들이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비전 보다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을 성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사고방식을 바꿔보고 싶어 이 일에 뛰어들었다.

아시안보스

"호주에 있었을 때 우연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서 봤습니다. 당시 조회수가 1만도 안 됐을 때였죠. 한국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이 영상은 대박이 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 후에 사무실 안에서 사람들이 말춤을 추고 다닐 정도로 파급력이 엄청났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이게 영상의 영향력이고 파급력이라고. 그 후 지금 파트너인 친구에게 전화해서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스티브박 씨는 친구와 함께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적인 차이나 사회적인 이슈, 트랜드 등을 여러 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인터뷰 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주요 대상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 등이다. 해외에서 20년 동안 생활했던 그가 한국에 들어온지 8개월 정도 됐다.

"변호사로 일했을 때보다 더 바쁘고 잠을 잘 시간도 없어요. 그러나 성취감은 정말 높습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기업하고 맞먹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죠. 아시아에 관련된 얘기를 하는 미디어 기업을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는 현재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고 이 일에 임하고 있어요. 투자를 받을 계획도 있습니다. 5년 안에 미국의 바이스 미디어나 허핑턴포스트 같은 미디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티브박 씨는 앞으로 짧은 영상뿐만 아니라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쇼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 계획도 있다. 그는 구독자가 많든 적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의 수익 보다는 그가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서 유튜브를 하나의 툴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국 리포터이자 유튜브 키즈 채널 꼬요야놀자를 만들고 있는 임소연 씨는 이제 막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크리에이터다. 기존 방송국 프로그램과는 달리 본인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점이 매력 있다고 생각해 아이와 함께 이러한 동영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친구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유튜브에서 우연히 키즈 크리에이터가 만든 동영상을 봤는데, 여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대학로에 있는 콘텐츠 코리아 랩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리포터를 하면서 대화를 이끌어내고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서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는데, 그게 영상을 만들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대본 없이 함께 출연하는 아이와 장난감을 갖고 노는데, 평소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교육적인 내용도 풀고 있어요."

꼬요야놀자

임 씨는 장난감을 직접 구입해 아이와 함께 노는 모습을 영상에 담고 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했던 아이도 임 씨와 몇 회 영상을 찍다 보면 부쩍 말이 늘고 표현력이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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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꼭 장난감을 갖고 노는게 아니더라도 동요를 바꿔 부르거나 상황극 같은 아이템도 계획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 김범휴 부장은 "유튜브는 이날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주제별로 다양한 국내 대표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성공 비결과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라며 “두 달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