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USB 타입-C 확산 불 당겼다

데이터 전송속도 + 충전속도 개선

홈&모바일입력 :2016/08/03 10:32    수정: 2016/08/03 11:01

3일 밤 자정 뉴욕에서 공개된 5.7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USB 타입-C 포트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줄곧 5핀 마이크로USB 포트를 유지해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 일대 변화의 파도가 밀어닥칠 전망이다.

USB 타입-C 포트를 갖춘 스마트폰은 현재까지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5X와 넥서스6P, LG G5 등에 한정됐다. HTC10, MS 루미아 950과 같은 국내 미출시 모델도 타입-C 포트를 갖추고 있다.

PC 데이터 전송 표준 대표 규격으로 불리는 USB는 다른 기술과 비교해 새 버전으로 전환이 느린 편이다. 모바일 시대에 와서도 이런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LG G5가 USB 타입-C를 채택하면서 일정 부분 새 기술의 확산이 점쳐졌지만 판매 부진에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노트7의 USB 타입-C 포트 전환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 일대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안드로이드의 발전을 이끌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스마트폰 회사다. 이 회사가 전략 스마트폰에 새 규격을 채용한 만큼 다른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어졌다. 보다 뛰어난 기술을 찾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고사양(스펙)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USB 타입-C는 우선 단자 모양부터 다르다. 기존 USB 포트가 위아래 비대칭의 사다리꼴 모양인 것과 달리 새 규격은 위아래 구분이 없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단자 모양을 먼저 확인하고 방향을 찾는 소소한 불편부터 사라지게 된다.

새로운 데이터 전송 규격인 만큼 데이터를 옮기는 속도 역시 훨씬 빨라졌다.

기존 마이크로USB 포트는 USB 3.0 표준 기술이다. 반면 USB 타입-C 포트는 USB 3.1 표준을 지원한다. 두 표준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속도는 약 두배 정도 차이난다. 이론상으로는 초당 10기가비트(Gb)까지 전송할 수 있다.

이처럼 대폭 개선된 데이터 전송 속도 때문에 연내 버전 리뉴얼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 맥북프로가 USB 타입-C 포트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내세우는 썬더볼트 역시 지난해 대만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USB 타입-C 포트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즉 스마트폰은 물론 PC에서도 USB 기술 규격 변환이 예고됐다는 설명이다.

ICT 글로벌 3대 표준 기구 중 하나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도 최근 USB 3.1 버전을 포함한 USB 타입-C를 공식 표준으로 채택했다.

충전속도가 기존보다 빨라진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 특성상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진화된 전력 전송 기술에 따라 충전속도가 개선되는데, 이는 기기가 탑재한 전력관리 IC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더 얇은 스마트폰을 추구하는 환경에서도 USB 타입-C 포트는 빛을 발한다. 스마트폰을 밖에서 보면 단자 구멍의 크기 차이는 크게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기기 내부에 차지하는 폼팩터 공간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폼팩터의 축소는 무엇보다 비약적인 발전이다. 최소로 줄어든 포트 면적만큼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도 있다.

아울러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경우 다른 스마트폰에는 없는 S펜을 끼워둘 공간이 필요하다. 기기 내부 부품의 면적(FoorPrint)을 줄이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처지다. USB 타입-C 포트가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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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진영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USB 타입-C 포트를 채택한 만큼 케이블 등 써드파티 액세서리 제조사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액세서리 업계에서는 USB 타입-C 채택을 두고 초기 스마트폰 보급 확대 시절, 리모콘과 마이크를 갖춘 3.5파이 4극 단자 이어폰 판매 확대와 같은 호재로 기대하는 편이다.

한편, 올해 초 공개된 갤럭시S7 시리즈부터 채택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새로운 포트에서 방수방진 기능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