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그만 팔고, 경험을 파세요"

어도비, 연례 마케팅컨퍼런스서 '경험 비즈니스' 전략 강조

컴퓨팅입력 :2016/07/28 17:11    수정: 2016/07/28 18:03

[싱가포르=임민철 기자] 어도비가 기업들에게 디지털 기술 발달로 높아진 사람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사업을 벌이라고 충고했다. 팔아야 할 것은 기업에서 만들어낸 뭔가가 아니라 고객들이 그걸 이용하면서 얻게 되는 경험(experience)이라는 메시지다. 이를 위해선 관점을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도비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연례 컨퍼런스 '어도비심포지엄2016'을 열고 미국 본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임원들의 현장 기조연설을 통해 기업들의 디지털마케팅 활동을 돕는 방안을 제시했다. 폴 롭슨 어도비 아태지역 총괄 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브래드 렌처 디지털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 스레쉬 비탈 어도비 디지털마케팅사업부 마케팅전략담당 부사장이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016년 7월 28일 싱가포르 샌즈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어도비심포지엄2016'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오전 기조연설 진행을 앞둔 현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폴 롭슨 사장은 "고객들은 우리들이 행하는 모든 것의 중심에 있길 원하고, 고객 경험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최근 산업계에선 "모든 고객 접점에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험 비즈니스 또는 '체험형 비즈니스(Experience Business)'가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며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도비는 브랜드 경험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부터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까지 아우르는 고객과의 창구는 개인화와 흥미로운 경험을 요구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기대를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가 바로 어도비에서 차별화요소로 꼽는 경험 비즈니스다.

폴 롭슨 어도비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 자리에서 환영사를 전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브래드 렌처 수석부사장은 참석자들에게 "마케터로서, 제품과 서비스 팔기를 그만두고 경험을 팔아야 한다"며 "어도비는 콘텐츠를 제작, 관리하고 고객에 전달해 경험을 낳기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갖춘) 유일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ERP와 협업솔루션 등으로) 백오피스와 프론트오피스를 개선한 다음으로 우리가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 관해 총체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경험 비즈니스를 위한 고객 경험은 훌륭한 콘텐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에 데스크톱, 노트북을 넘어 모바일 기기로 확장한 웹과, 컴퓨터가 아닌 사물, 건물, 장소를 아우르는 디지털 경험을 연결해야 한다. 요즘은 콘텐츠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복잡한 경험을 다룬다. 이런 환경에선 데이터를 통해 적절한 고객에게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경험으로 이어진단 설명이다.

브래드 렌처 어도비 디지털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이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경험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업들이 그걸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데이터'를 지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레쉬 비탈 부사장은 기업들에게 "자신이 느끼고 원하는 바를 여러분이 알아 주길 원하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 마케팅, 영업, 제품, 지원조직 등 각 부서가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 경험을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비탈 부사장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몇몇 초청 연사들은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와 어도비 도큐먼트 클라우드를 활용해 마케팅과 고객 접점을 개선한 영국 냇웨스트(Natwest),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ANZ Banking Group) 등 금융사와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쥬얼리브랜드 알렉스앤애니 등 엔터테인먼트 및 리테일 업체의 고객경험 혁신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스레쉬 비탈 어도비 디지털마케팅사업부 마케팅전략담당 부사장이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어도비 마케팅 솔루션과 이를 활용한 여러 고객사례를 공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지난 5월초 어도비에 인수된 미국 소셜미디어 마케팅플랫폼 전문업체 라이브파이어(LiveFyre)의 조던 크레츠머 시니어디렉터가 향상된 고객경험을 위한 인사이트 활용 방법을 다뤘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매니저(AEM)'에 통합된 라이브파이어 플랫폼이 소셜서비스에 게재된 이미지를 실시간 검색, 자산으로 확보,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는 등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의 일부로 활용하는 시나리오였다.

어도비 아태지역의 제이니 림 디지털미디어마케팅 디렉터, 마이클 스토다트 디지털미디어 디렉터가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비디오, 가상현실(VR) 등 온라인과 소셜 서비스에서 핫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전략을 설명했다. 당장은 VR 비디오로 직접 수익화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지만 어도비는 가상 공간에 광고를 결합하는 형태의 실험적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던 크레츠머 어도비 라이브파이어 시니어디렉터가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AEM에 통합된 소셜 자산 활용 플랫폼 기술을 소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어도비 동영상 플랫폼 '프라임타임'이 VR을 활용하려는 기업들을 위한 신기능을 탑재한 어도비 제품으로 소개됐다. 180/360도 VR비디오 시나리오, 광고삽입 콘텐츠, 가상 영화 등을 위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콘텐츠 재생 기능이 지원돼 '삼성기어VR'과 구글 카드보드에서 이를 활용 가능하다. 어도비는 오큘러스리프트, HTC 바이브 기기까지 지원 확대를 예고했다.

눈길을 끄는 경험 비즈니스의 혁신 가능성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 후반부 마지막에 등장했다. 어도비 마케팅클라우드 솔루션 컨설턴트, 비니타 바티자(Vineeta Bathija)가 실용화한 영국 소매업체 아르고스(Argos)의 온오프라인 매장 연계 서비스다. 이는 소비자의 제품 검색, 앱 설치, 오프라인 매장 방문, 매장내 상품 구매를 유도하고 각 단계 상태를 온라인 매장에서의 행동처럼 실시간 디지털화한 사례였다.

비니타 바티자 어도비 솔루션 컨설턴트가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제시한 리테일 시나리오는 AEM, GPS기반 위치 인식, 모바일 앱 추적 광고, 딥 링킹, 푸시 메시징, 오프라인 매장 비콘 센서 등 기술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런 식이다. 소비자가 구글 검색 결과에 포함된 아르고스 앱을 설치한다. 오프라인 매장 근처에서 할인 프로모션 알림을 받는다. 매장에 들어가 물건을 집자 그 물건이 모바일앱 계정의 디지털 장바구니에도 담긴다. 계산 과정 없이 매장을 나가면 도난경보가 울리는 게 아니라 모바일앱에 등록된 결제 정보로 대금이 청구된다.

바티자는 이런 AEM 솔루션과 다양한 기술을 결합한 온오프라인 연계 시나리오를 통해 아르고스같은 기업들이 "고객경험 과정의 온전한 상(complete picture)을 얻게 된다"고 표현했다. 이는 어도비가 제품화하지 않은 연구 단계 프로젝트를 맛보기 소개하는 '어도비 스닉스(sneaks)' 세션에서 '적응형 매장(adaptive store)'이라는 개념의 키오스크용 솔루션으로도 구체화됐다.

관련기사

앤젤린 포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 어시스턴트CEO(오른쪽)는 어도비 심포지엄 2016 오전 기조연설 중 시바 가네샤나단 어도비 마케팅클라우드 APC 디렉터(왼쪽)와의 대담을 통해 미디어개발청의 사업 경험과 성과를 소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밖에도 필리핀 유무선통신사 글로브텔레콤의 레베카 이클립스 최고고격경험책임자가 고객경험기반 차별화 전략을 통해 2년 연속 매출 하락 부진을 극복하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거둔 성과를,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MDA) 산업그룹의 앤젤린 포 어시스턴트CEO는 멀티미디어 및 인터랙티브 콘텐츠 창작활동을 독려하는 크리에이터스스페이스, 게임솔루션센터, 스토리랩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오전 기조연설에선 경험 비즈니스의 중요성과 더불어 이를 지원하는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의 주요 신기능 활용 방안이 소개됐고, 오후 행사장에선 데이터 기반 마케팅, 고객 경험, 크로스채널 마케팅, 프로그래머틱 광고, 4개 주제별 심층 주제강연 50여개가 진행됐다. 현장엔 마스터카드, 켈로그 등 유명 브랜드와 1천명 이상의 마케팅, 광고, 출판, 콘텐츠 전문가 및 업계 명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