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에 가까운 쇼핑몰인 가발나라는 해외 매출이 30%가 넘는다. 쇼핑몰 치고는 적지 않은 비중이다. 대형 쇼핑몰들도 해외 사업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경우가 많다.
가발나라가 해외 사용자들도 파고든 건 트렌드가 사업과 맞아 떨어진 결과다. 얼핏보면 가발은 직접 써보고 사는 아이템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단다. 해외는 드레스코드로 가발 쓰는 이들이 많아, 온라인 판매가 이미 대중화됐고 한국도 유사한 흐름이 확산되는 추세다. 패션의 세상에서 이제 가발도 옷처럼 대접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보여주듯 5만원 안팎의 보급형 가발 판매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
가발나라는 이같은 분위기를 등에 업고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물론 카페24를 통해 제작한 영문 사이트를 통해 호주, 남미, 미국, 동남아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디자인과 생산 모두를 한국에서 커버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과 가성비로 밀어부친 것이 먹혀들었다. 김덕현 대표는 "탈모용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가발을 보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을 감안해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가발은 유행에도 민감한 만큼, 1주일에 신제품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팔리는 가발은 크게 2가지로 나눠진다. 양복으로 치면 기성복과 맞춤복이다. 가발나라는 기성복에 해당되는 가발을 판다. 맞춤 보다 기성복이 저렴하듯 가발도 마찬가지다. 비싼 제품이라고 해도 맞춤 가발의 절반 이하다. 싼게 비지떡도 아니다.
김덕현 대표는 "4~5만원짜리 보급형이라고 해도 가발 티가 잘 안나도록 하고 있고, 사이즈도 다양한게 준비해놨다"고 말했다. 웬만한 사람이면 가발나라에서 자신에 맞는 사이즈의 가발을 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발나라는 현재 500여종 이상의 다양한 스타일, 색상, 사이즈의 제품을 판매한다. 기존의 기성 가발들이 프리사이즈로 제작됐던 것과 달리 S,M,L 세 가지 사이즈로 제공한다.
김덕현 대표가 가발나라를 오픈한 것은 지난 2004년의 일이다. 10년넘게 살아남고, 나름 꾸준하게 성장해온 것은 싸게 팔아서가 아니었다. 김 대표가 겪어보니 온라인 쇼핑몰 세계에서 가격만으로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핵심은 역시 제품 경쟁력이다.
김덕현 대표는 "싸게 팔아서는 오래가지 못한다"면서 "제품 품질에 투자하고 변화에 민감해야 소호 쇼핑몰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발나라가 1주일에 하나씩 신제품을 내놓는 공격적인 다품종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은 가발을 파는 사이트도 늘었고, 중국산 제품도 많아 가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김 대표는 "샤용자가 슈퍼갈 때 모자가 아니라 가발을 쓰게 하자는 마음으로 제품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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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광고 비용을 많이 쓰기 어려운 만큼 가발나라는 최근들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를 활용한 홍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해외 사용자들도 많이 들어오는 만큼, 페이스북은 커뮤니케이션 도구 측면에서도 유용하다"고 전했다.
가발나라는 온라인을 주무대로 하지만 홍대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매, 착용, 수선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는게 김 대표 설명. 그는 "오프라인 매장과 관련해 프랜차이즈 문의도 많이 들어오는데, 당분간은 독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