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선랜(Wi-Fi) 액세스포인트(AP)가 세계에서 6번째로 쉽게 해킹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에서 11일 공개한 '국가별 Wi-Fi AP 안전성 평가' 인포그래픽 내용이다.
인포그래픽은 '카스퍼스키 시큐리티 네트워크' 데이터에 기반해 국가별로 무선랜AP의 안전성이 높은 나라 20곳과 안전성이 나쁜 나라 20곳을 각각 제시했다. 여기서 무선랜AP의 안전성이란, 암호화 레벨이 낮거나 잘 알려진 취약점을 가진 암호화를 사용하는 등 AP가 얼마나 쉽게 해킹될 수 있느냐를 측정한 지표를 뜻한다.
인포그래픽에서 무선랜AP의 안전성이 낮은 나라는 니제르,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미얀마, 예멘, 대한민국, 태국, 말리, 아프가니스탄, 프랑스, 이스라엘, 미국, 벨기에, 방글라데시, 모리타니아, 중국, 싱가포르, 포르투갈, 나이지리아, 타이완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무선랜AP의 안전성이 높은 나라는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 쿠웨이트, 바레인, 리비아, 요르단, 오스트리아, 독일, 이라크, 캄보디아, 파키스탄, 베트남, 벨로루시, 러시아, 오만, 스리랑카, 호주, 이탈리아 순으로 나타났다.
카스퍼스키랩은 인포그래픽과 함께 아태지역, 유럽, 러시아 미국,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1만1천8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외 체류시 사이버 범죄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는 결론을 함께 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외여행자 5명 중 1명꼴로 사이버 범죄 피해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위험은 5명 중 4명 가량의 빈도로 발견되는 '공짜 무선랜(Wi-Fi)' 접속 습관 때문에 높아진다는 게 카스퍼스키랩의 분석이다.
카스퍼스키랩에 따르면 지도, 호텔 예약 확인, 체크인 세부 내용, 비행기 탑승권 열람 등 여행에서 중요한 정보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리고 비싼 로밍 요금에 대한 여행자들의 부담감이 공짜 무선랜 접속 습관을 조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응답자 10중 4명(44%)이 공항을 나서자마자 온라인에 접속한다. 그 이유로 10중 7명(69%)은 가족과 연인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취하기 위해, 10중 4명(49%)은 여행정보를 내려받기 위해, 10중 4명(38%)은 업무 압박감에, 3중 1명(34%)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기 위해, 3중 1명(34%)은 본능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10중 8명(82%)은 공항 터미널, 호텔, 카페, 식당 등에서 안전하지 않지만 무료 사용이 가능한 공용 액세스 Wi-Fi 네트워크에 접속한다. 그리고 5중 1명(18%)은 해외에서 사이버 범죄의 피해를 입는다. 국외에서도 무선랜으로 온라인에 접속한다는 응답자 10중 6명(61%)은 은행 업무를 보고 과반(55%)이 쇼핑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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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카스퍼스키 카스퍼스키랩 회장은 "나는 세계 각지 회의, 컨퍼런스, 협상으로 꽉 찬 일정에 연간 비행 횟수가 100건을 넘기 때문에, 공용 무선랜 네트워크를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일이 많다"며 "공용 무선랜AP 접속으로 인한 사이버범죄의 가장 훌륭한 예방 조치는 가상사설망(VPN) 접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제일 먼저 카스퍼스키랩 VPN에 접속한다"며 "보안 제품군을 비롯한 모든 소프트웨어를 항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며 인터넷상의 어느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