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갤럭시S7을 앞세워 활짝 웃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전 세계 판매량이 2천600만 대에 이른다. 덕분에 스마트사업부문(IM부문) 2분기 영업 이익이 4조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은 애플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2년 업그레이드 주기’를 깨고 올해는 큰 혁신 없이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올해 큰 혁신을 꾀하지 않으려는 걸까?
더구나 갤럭시S7을 앞세운 라이벌 삼성의 공세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왜 한 템포 쉬어가는 걸까?
■ 올해는 아이폰 두께 살짝 줄이는 선에 머물듯
실제로 올해 출시될 아이폰7은 전작인 아이폰6S의 기본 섀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소문이 유력하다.
여기에다 듀얼 렌즈 카메라를 비롯한 일부 새 기능이 추가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신 애플은 이번엔 헤드폰 플러그를 제거해 두께를 좀 더 얇게 만들고 방수 기능을 개선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KGI증권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쿼 밍치는 아이폰 새 모델 두께가 현 모델에 비해 1밀리미터 가량 얇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정도 업그레이드론 경쟁 제품들의 공세에 대항하기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가뜩이나 프리미엄 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교체 수요’를 자극하기에도 부족하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이유는 ‘아이폰 탄생 10주년’이다. 아이폰 탄생 10주년인 내년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행사를 하겠다는 게 애플 측의 (미확인) 입장이다.
잘 아는 것처럼 아이폰은 지난 2007년 초 지금은 사라진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가 처음 공개했다. 이후 그 해 6월 공식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혁명을 주도했다. 10주년에 맞춰 대대적인 잔치를 하기 위해선 올해는 한 템포 쉬어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건 애플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여러 외신들이 전문가 취재를 토대로 전망한 것이다.
■ 배터리-메모리 혁신, 올해는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애플이 업그레이드 주기를 다소 늘리는 건 좀 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가장 큰 부분은 더 이상 2년 업그레이드 주기를 유지하는 게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아이폰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배터리 수명 혁신과 메모리 확장이다. 이 두 가지는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선 적잖은 불만거리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께를 유지하거나 좀 더 얇게 만들면서도 배터리 수명을 확 키우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메모리 확장도 마찬가지다. IT 전문 매체 씨넷은 애플이 메모리 확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최소한 2년 정도는 개발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올해는 ‘10주년 기념’이 아니더라도 올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씨넷은 분석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렇다. 프로야구 초기엔 투수나 타자 모두 약간의 신무기를 장착하는 것으로 성적을 확 끌어올릴 수 있었다. 평균적인 실력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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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젠 프로야구에서 그런 혁신은 불가능하다. 대졸 신인 선수가 예사로 주전을 차지하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업그레이드가 쌓이면서 남들보다 조금 두각을 나타내는 게 현실적인 기대 수준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젠 애플이 2년 마다 깜짝 놀랄 혁신을 내놓을 정도로 녹록한 곳이 아니다.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실력이 결코 애플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스마트폰 혁신 원조’ 애플의 고민은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