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기차의 버스차로 통행 허용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시 전기차 정책을 총괄하는 정흥순 서울시 대기관리과장은 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1회 전기차리더스포럼에 토론 패널로 참석해 서울시 전기차 정책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설명했다.
포럼 발표 및 토론에서는 국내 판매 전기차의 버스전용차로 운행 허용 필요성에 대해 주로 언급됐다. 전기차 보급 선도국가로 뽑히고 있는 노르웨이가 전기차량의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과 무료 주차 제도 등을 토대로 전기차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노르웨이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차량 판매의 20%에 육박한다. 국내 전체 차량 판매의 0.2%에 불과한 국내 전기차 판매량과 대조된다.
포럼 연사로 참석한 박정호 르노삼성자동차 대외협력이사는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시간대별 버스 중앙차로 진입 허용이 필요하다”며 “전기택시 운전자의 전기충전요금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대림대 교수)도 박 이사와 같이 전기차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24시간 동안 버스전용차로의 운행 현황을 살펴보면 비어 있는 시간대가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전기차의 버스전용 차로 진입 허용 등 한국형 전기차 운행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기아차 등의 완성차 메이커와 정부부처가 힘을 모아 이같은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전기차의 버스 전용차로 진입 허용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자,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흥순 과장에게 “서울시는 이날 계속 제기된 전기차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에 대해 고려해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정 과장은 망설임도 없이 “서울시는 전기차의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왜 이같은 사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아직 전기차 인센티브에 대한 학계 및 업계와 서울시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상반기 전기차 보급 54대 서울시 “카쉐어링 적용 확대”
서울시는 지난 상반기동안 전기차 보급 분야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보급 대수는 54대다. 올해 목표치인 911대를 넘으려면 상반기동안 약 400여대를 넘게 보급해야 하는데, 서울시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아직 차량 구매 희망자들의 전기차 구매 선호도가 저하됐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자신했다. 테슬라 모델 3, 쉐보레 볼트(Bolt) EV 등 장거리 주행 전기차가 출시예정인만큼, 이에 대한 대기수요가 높아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희망적인 그의 생각과 달리, 포럼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현재 국내 전기차 산업은 위기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기차 정책 추진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부재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부족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부족한 전기차 보급 결과를 나타낸 서울시는 대책안으로 카쉐어링 확대를 내세웠다. 정 과장은 “전기차 보급을 나눔카, G밸리 등 공공 부분에 집중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공공기관의 경우 차량 100%를 전기차로 바꾸는 내용이 담긴 역점과제안을 내달초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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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과장은 급속충전기 확대 계획안도 발표했다. 그는 “서울시내에는 현재 57기의 급속충전기가 마련됐다. 원래는 올해 급속충전기 10대를 추가설치하기로 했다”며 “이후 한국전력과의 MOU를 맺었다. 올해 서울시내 전기차 급속충전기 수를 120기까지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내달 미세먼지 특별대책안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활성화 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