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코리아가 출시한 'S60 크로스컨트리(CC)'는 준중형 세단 S60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더한 모델이다. 딱히 경쟁 모델을 꼽기도 힘들 만큼 독특한 세그먼트의 차량이다.
겉모습은 기존 S60 세단과 비슷하지만 특이한 비례감이 눈에 띈다. 이 차량은 S60 세단에 비해 전고가 55㎜, 지상고가 65㎜ 높다. 세단의 외양을 충분히 유지하면서도 SUV처럼 높은 지상고로 험로 주행에서도 차체를 보호해 준다. 여기에 벌집 모양의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단부 고광택 블랙 프레임으로 거친 느낌을 살렸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SUV를 탄 듯한 탁 트인 시야감이 만족스럽다. 다만 평면 거울이 부착된 좌측 사이드미러가 제공하는 시야는 한정적이다. 익숙치 않다면 BLIS(사각지대 경고 시스템)를 확인하거나 직접 숄더 체크를 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S60 크로스컨트리 D4의 시승은 서울 양화로에서 부산 벡스코를 왕복하는 약 83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이 차가 지닌 극강의 장점은 연비다. 복합 연비는 15.3㎞/ℓ지만, 이번 시승을 마친 후 실연비는 15.8km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 100km/h로 정속 주행할 때는 20㎞/ℓ가 훌쩍 넘는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과 부산 시내 정체 구간에서는 13~15㎞/ℓ 안팎의 연비를 기록했다. '오토 스톱 앤 고' 기능 덕분에 차량이 혼잡한 도심에서도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
시승 내내 기자를 포함해 성인 남성 3명이 탑승했고 이른 더위에 에어콘도 계속 작동시켰다. 이달 1일 열렸던 부산모터쇼 전야 행사 참석을 위해 서둘렀던 탓에 연비 주행을 위한 에코 모드는 엄두도 못냈다.
게기판을 지켜보던 동승자는 "주행하면서 기름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시승을 모두 마친 후 출발 당시 8칸을 꽉 채웠던 연료 게이지를 확인했다. 아직도 두 칸이나 연료가 남아있었다.
장시간 운전이었지만 주행 내내 편안한 착좌감도 인상적이었다. 앞뒷좌석에 모두 적용된 천연가죽 시트는 스웨덴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했다. 운전석의 경우 공기를 채워 허리를 받쳐주는 '럼버 서포트' 기능까지 적용돼 주행 피로감을 덜어준다.
성능도 만족스럽다. 부산 벡스코로 향하던 날, 평일 대낮을 감안하면 의외로 구간별로 정체가 있었던 영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스포트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금새 100km/h를 넘어 150km/h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살짝만 힘을 줘도 재빠르게 반응하고 매끄럽게 가속했다. 변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 차에는 볼보가 지난 2013년 처음 도입한 'D4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2.0ℓ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디젤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지녔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기존 대비 무게를 줄여 연비가 35%가량 향상됐으며, 1천750rpm의 낮은 엔진회전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돼 치고 나가는 맛이 쏠쏠하다. 최고출력은 4천250rpm에서 발휘돼 고속 주행에서도 힘에 부치지 않는다.
150km/h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에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치고 나간다. 전고가 일반 SUV보다 170∼200mm 낮게 설계돼 고속 주행에서 불안한 SUV의 단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디젤 엔진을 얹은 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실내도 정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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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을 강조해 온 볼보의 모델답게 이 차에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티 세이프티' 기술이 적용됐다. 50km/h 이하에서 전방 장애물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면 차량이 스스로 제동을 건다. 이밖에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감지 시스템,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블리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S60 크로스컨트리의 판매 가격은 4천97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