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최근 규제당국과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어 우려스럽다.
마찰의 상대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 양대 규제기관이다. 마찰 원인은 엇비슷하다. 스마트폰 유통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다. 원인 제공은 LG가 했다. 사안은 다르지만 공정위는 시정 명령을 내렸고 방통위는 위법 의혹의 근거를 잡고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건의 경우 불법 다단계 판매가 문제가 됐는데 LG에서는 불복 기류가 강해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분위기다.
공정위보다 마찰이 심한 곳은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다.
방통위에선 법인 폰을 일반인에게 판매한 게 문제가 되고 있다. 법인 폰의 경우 지원금(보조금)이 더 높다. 구매할 때 더 싸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빼내 일반인에게 판매한 행위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어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통위는 특히 LG가 다른 경쟁회사 두 곳보다 이 행위가 극심하다고 보고 단독 조사하기로 했다.
문제는 LG가 이 조사를 거부했다는 점이다. 방통위가 절차를 어겼다는 것이다. 일주일 전에 사전통보를 해줘야 하는데 안 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보기)
더 큰 문제는 이런 주장이 사실에 맞지 않고 논리적으로도 어불성설이라는 점이다. 방통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방통위는 불법이나 위반 사항을 조사할 경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통보와 조사를 같은 날 진행해왔다.(▶관련기사 보기) 이는 단통법에도 예외의 경우로 명시돼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법 위반 사례를 조사하면서 일주일 전에 해당 사실을 알려준다면 증거를 인멸하라는 소리 밖에 안 된다.
그런 이유로 여론이 악화되자 LG는 결국 이에 굴복하고 조사를 받기로 했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문제로 방통위가 현장조사를 하기로 한 바로 전날 대표인 권영수 부회장이 살짝 방통위 담당 과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담당 과장은 계속 같은 업무를 맡기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발령 조치됐다.(▶관련기사 보기)
진실이 무엇이든 방통위 공무원으로서는 자존심 상하고 속으로 환장할 노릇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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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공감된 분노'를 자아내 LG로서는 작은 일을 모면하려다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는 형국인 것이다.
지금은 '참외밭에서 신발끈 고쳐메지 마라'는 속담을 유념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