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물류 분할…물산과 합병할까

"”외부 전문기관과 상세 방안 검토할 예정"

컴퓨팅입력 :2016/06/07 13:54

송주영 기자

삼성SDS가 물류 사업 분할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주력사업이었던 IT서비스에서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을 떼어내 물류 대외사업을 확대하고 전문 경영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7일 삼성SDS는 이사회를 열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BPO 분할 방침을 확정했다. 다만 사업 분할의 구체적인 내용, 시기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삼성SDS는 향후 외부 전문기관과 상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분할 방법, 시기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물류사업 2012년 본격화…매출 비중 30%로 성장

삼성SDS 물류사업에는 연 매출 20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물류운영 노하우와 삼성SDS의 IT서비스 기술이 통합됐다. 삼성SDS는 물류 사업을 시작한 후 4년만인 지난해 물류BPO부문에서 2조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S 전체 매출 중 30%를 넘어서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됐다. 삼성SDS는 물류BPO 사업에서 올해 3조원 이상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SDS 물류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2년이었지만 밑그림은 그 전인 2010년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물류그룹장을 맡았던 김형태 부사장이 삼성SDS에 합류하면서다.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 내 대표적인 SCM(공급망관리) 전문가로 삼성SDS에 합류한 후 물류BPO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를 수행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S가 물류 솔루션에 가상현실을 접목해 선보인 '첼로VWS(버추얼 웨어하우징 시스템)' 체험 장면 (제공=삼성SDS)

삼성SDS가 그동안 공을 들여왔고 대표적인 성장사업으로 꼽았던 물류BPO를 분할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서는 계열사간 시너지와 오너일가 지분율 확대 등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 등 관련업계는 삼성SDS가 물류BPO 사업을 분할한 뒤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통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S 물류 대외사업에서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삼성물산 상사부문이기 때문이다.

■대외거래선 확대하려면 영업망 확충 필요

삼성SDS는 이번 사업 분할 검토계획을 발표하며 대외사업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2016년말이면 삼성전자 등 관계사 물동량 대부분을 수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대외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사업 확대를 위해서 물류 전문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정립, 글로벌 실행력 및 영업네트워크 확충을 위한 M&A, 신규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 물류BPO 사업은 대부분의 매출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이후 사업확대를 위해 첫 번째 과제가 대외 거래선 확대다.

삼성 계열사 내에서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전 대륙에 걸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거래선을 확대하기 위해 단순 중개자 역할에서 벗어나 사업 전개 주도자로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 물류BPO와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합병이 전망되고 있다.(자료=지디넷코리아)

삼성SDS 물류BPO는 IT 역량을 활용해 물류 전 과정의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어 양사 시너지가 전망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및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리스크관리, 시장 분석 능력 등 종합적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톱10 트레이딩 컴퍼니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분할 방식은 아직 "검토중"

증권가는 삼성SDS의 물류사업이 향후 삼성물산 상사부문에 통합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분할 방식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삼성SDS의 분할 방식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물류사업의 향배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도 연관이 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 지분율이 9.2%로 높은 편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 지분율을 모두 합하면 17%에 달한다.

인적분할을 할 것인지, 물적 분할을 할 것인지 관심이 높은 이유다. 인적분할은 각각의 지분구조가 동일한 형태로 나눠지는 분할 방식이다. 오너 지분율에도 변화가 없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합병을 고려한다면 인적분할이 인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인적분할을 할 경우 오너 일가 지분 17%를 제외한 나머지 83% 지분만 인수하면 된다.

반면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100% 지분율을 보유하는 자회사를 두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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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금융증권 등은 보고서를 통해 물적분할 방식에 더 무게를 뒀다. 물류BPO 사업을 하는 회사를 모회사, IT서비스 회사를 자회사 형태로 구성해 자회사를 먼저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T서비스 자회사를 삼성전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물류BPO 사업을 둔 모회사의 지분 가치를 높여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