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외로움 덜어줄까?..."직접 얼굴 마주해야"

앨런 테오 교수 “우울증 해소, 얼굴보고 소통 필요"

인터넷입력 :2016/06/07 09:25

무인도에서 혼자 살면서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외롭지 않을까.

더 많은 채널과 기기를 통해 교류를 나누며 살고 있음에도 현대인들은 마치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과거보다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모바일 단말기가 아니라, 얼굴과 얼굴을 직접 마주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돼 주목받고 있다.

오레곤 건강과학대학의 앨런 테오 교수 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로움을 완화 하거나, 우울증과 만성 질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자 단말기가 아닌 얼굴을 직접 마주보는 형태의 의사소통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잔 핑커 심리학자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사는 현대인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85%는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와 연락이 수시로 닿는다. 하지만 전체의 26%는 심각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에서 많은 심리학자들은 우울증, 만성 질환, 조기 사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친구와 가족에게 거절당하거나 무시 받을 때의 감정, 즉 외로움을 지목해 왔다. 그런데 중년기, 장년기에 있는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1970년대 14%에서 현재는 40%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엘런 테오 교수는 2004년부터 2010년 까지 진행된 ‘노화에 관한 국민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1만1천명의 데이터를 조사해 어떤 종류의 사회적 접촉 부족이 2년 후 우울증을 일으키는지 조사했다.

또 조사에서 성별, 연령, 병력 등 우울증의 위험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이는 인구 통계학적 요소도 고려했다.

테오 교수 팀이 2015년 10월 미국노인병학회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다양한 유형의 의사소통 중 실제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의사소통만이 장년기 사람의 우울증 위험을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화는 기분 장애로 진단된 적이 있는 사람의 미래 우울증 위험에 영향을 미쳤지만, 다른 사람에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한 이메일 등 문자형 의사소통은 조사 대상자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친구나 가족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도 우울증을 일으키는 열쇠가 된다.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빈도가 높을수록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즉 조사 대상자 중 아이, 친구, 가족 등 수개월에 1번 밖에 만나지 않은 사람은 병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대로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정도 실제로 얼굴을 마주보는 사람이 가장 적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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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50~70세 사람은 친구와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을 취하는 것이 좋고, 70세 이상의 사람은 가족과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확인됐다.

테오 교수는 “더 많은 사람과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면 더 잘 살 수 있다”면서 “물론 메일이나 전화도 매우 중요하지만, 인생 후반기에 우울증이나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는 직접 친구 및 가족과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