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핀테크 스타트업 API 협력 급물살

인터넷입력 :2016/06/02 15:03

손경호 기자

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 간 API를 활용한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NH핀테크지원센터에 입주했던 핀테크 스타트업 기브텍은 NH농협은행과 협업을 통해 전자문서 기반 송금플랫폼인 '두리안'을 출시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들 기업이 단순한 제휴를 넘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부터 공동으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기브텍은 NH핀테크혁신센터로부터 특허 컨설팅은 물론 NH농협은행과 연동시킬 수 있는 금융API 개발 및 테스트와 함께 필요한 금융지원과 제휴사 소개 등을 제공받았다.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김봉규 팀장은 "국내 은행권에 여러 핀테크혁신센터들이 있는데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멘토링을 통해 개발단계에서부터 협업해 서비스가 출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두리안은 전자문서를 활용한 송금플랫폼이다.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인증서를 활용해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것은 물론 개인들 간 송금에 대해서도 전자서명을 활용해 거래가 안전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종의 전자 차용증서가 자동발행돼 두리안 전용 서버에 보관되는 방식으로 금전거래가 이뤄졌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모바일앱을 통해 제공되는 두리안은 크게 꿔주기, 꾸기, 안심송금이라는 3가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꿔주기, 꾸기는 일종의 개인 간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안심송금은 말 그대로 개인 간 송금서비스를 지원한다.

3가지 서비스 모두 사설인증서를 활용해 전자서명된 전자문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서명법 사으로도 차용증서로서 효력을 인정받는다.

때문에 개인 간 대출에 대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때도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브텍은 두리안이 제공하는 안심송금을 활용하면 송금액을 받는 수신자들도 전자서명을 해야하기 때문에 예금주를 확인하지 않고 이뤄지는 착오송금이나 보이스피싱을 통해 대포통장으로 돈이 입금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브텍 김현철 부사장은 "송금, 이체 과정에서 일종의 전자 차용증서로 쓸 수 있는 전자문서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차별화해 B2C는 물론 은행들, 기업들 간 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리안은 돈을 주고 받을 때 송신자는 NH농협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계좌를 개설한 뒤 수신자 실명을 확인해 해당 금액에 대한 입출금이 이뤄진다. 여기에 NH농협은행이 마련한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제공하는 오픈API가 쓰인다.

구체적으로는 두리안은 ARS를 통한 실명확인과 NH농협은행 가상계좌 등록, 출금이체동의, 실제 계좌 소유주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예금주 조회, 출금이체, 입금이체와 관련된 오픈API를 통해 연동시켰다. 과거에는 개발자 입장에서 복잡하게 연동시키기 위한 개발과정이 필요했던 부분을 AP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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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에 따르면 NH핀테크혁신센터 입주 전 기브텍은 2장짜리 사업계획서만으로 서비스를 구상했었다. 센터 입주 뒤에는 멘토링을 통해 협력사인 특허전문업체 비즈모델라인과 비즈니스 모델 관련 특허 18건을 출원하고, 이 중 2건은 등록완료해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금융API 개발, 테스트 환경 제공, 사업자금대출 금리우대 및 투자와 제휴사 소개 등도 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기브텍의 전자문서 송금플랫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모든 금전거래에 응용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NH핀테크혁신센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기업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