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구글 연례 I/O 개발자 컨퍼퍼런스에선 가상현실(VR)과 차세대 안드로이드 OS , 스마트홈 등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졌다.
개발자 입장에선 어떤 것들을 주목해야할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장을 직접 찾은 개발자 김용욱 씨로부터 올해 I/O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던진 메시지들에 담긴 의미를 들어봤다. 그는 지금 글로벌 모바일 DB 업체인 렘(Realm)에서 개발자로 근무 중이다.
김용욱 씨는 이번 I/O에 대해 지난해보다는 임팩트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I/O는 디테일이 부족해 좀 밋밋했다면 올해는 개발자들에게 와닿는 메시지들이 많았다는 것.[관련기사: 아쉬운 구글I/O...안드로이드개발자의 관전평]
김 씨는 첫 번째 키워드로 파이어베이스를 꼽았다. 구글은 이번 I/O 행사에서 기능을 대폭 개선한 파이어베이스를 공개했다. 파이어베이스는 안드로이드, iOS 앱 및 모바일웹 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을 제공하는 백엔드 플랫폼이다. 파이어베이스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된 회사로, 데이터베이스, 사용자 인증, 호스팅 등 앱 개발자가 익숙지 않은 백엔드 시스템을 간편히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백엔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발자들은 특정 프로그램을 만들 때 구축 시간을 줄이고 관리도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회사에서 데이터베이스나 소셜 미디어를 연동하는 건 핵심 기능이 아니다. 대개 그래픽이나 기능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백엔드 서비스는 필요한 기술이지만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부분을 플랫폼 서비스로 대신 제공한다. 개발자는 백엔드 덕분에 핵심 기능에 집중할 수 있고, 만든 제품을 설치하고 배포하는 과정도 줄일 수 있다
구글 외에 페이스북도 모바일앱 개발을 위한 백엔드 서비스인 ‘파스(Parse)’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내년 1월 28일부로 파스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업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김용욱씨가 올해 I/O 컨퍼런스 최대 이슈로 백엔드 서비스인 파이어베이스를 꼽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같은 백엔드 서비스라도 하도 파이어베이스는 페이스북 파스와는 급이 다른 플랫폼이었다. 김용욱 씨는 "파스는 페이스북이 제공한 부가 서비스였다면 파이어베이스는 구글이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 것들을 외부 개발자들과도 공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점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준다는 것이었다.
김용욱 씨에 따르면 이번 I/O 컨퍼런스 많은 세션들에 파이어베이스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구글 개발자 전략에서 파이어베이스가 중량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개발자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씨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물론이고 iOS 개발자 중에서도 직간접적으로 파이어베이스를 쓰는 이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 인공지능 개발 프레임워크 텐서플로우도 이번 I/O 컨퍼런스에서 주목할만한 이슈였다. 이번 I/O를 통해 구글은 파이어베이스-텐서플로우 듀오를 앞세워 개발자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글은 특히 이번 I/O에서 텐서플로우 구동을 위한 전용 프로세서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용욱 씨는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가 텐서플로우와 파이어베이스기반으로 돌아갈 것이다"면서 개발자 입장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는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N도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N'에는 250개 이상의 새 기능이 추가됐다. 생산성 향상 및 보안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드로이드N에서 김용욱씨의 눈길을 끈 것은 인스턴트 앱이었다.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은 사용자가 검색, 소셜 미디어, 메시지 또는 기타 딥 링크를 통해 앱을 발견하는 경우, 번거롭게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빠르고 네이티브 안드로이드 앱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개발자 입장에선 자신이 만든 앱에 대한 유통망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인스턴트 앱을 지원하려는 어느정도의 품은 들여야 한다. 김용욱 씨는 "인스턴트 앱으로 앱을 간단하게 경험한 사용자들이 실제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데이드림 VR 플랫폼도 공개했다.
데이드림 플랫폼 전략은 차세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VR모드를 통합하고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헤드셋, 모션 컨트롤러를 통해 다양한 VR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구글은 기존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을 데이드림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판을 키워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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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앱 개발자 입장에선 VR은 어느정도의 의미가 있을까? 김용욱 씨는 "VR 환경에서 외부 개발자들도 간단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만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시도들이 나올 것이다"고 예상했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크롬OS 기반 노트북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김씨는 크롬OS보다는 안드로이드의 확장성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크롬OS는 내부 구조는 대부분 같다"면서 "크롬에서 안드로이드앱을 실행하는 것보다는 멀티 윈도를 지원하게 된 안드로이드 OS가 앞으로 노트북에서도 많이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