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특허 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삼성에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이번엔 중국 업체 화웨이가 4세대 통신 표준 관련 특허 침해 혐의로 삼성을 제소했다.
화웨이가 삼성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샌프란시스코 지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리코드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화웨이는 같은 소송을 중국 법원에도 함께 제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해 삼성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소송 이유를 밝혔다.
이날 화웨이가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제출한 소장은 총 47쪽 분량으로 돼 있다. 하지만 공개된 소장 중 상당 부분은 내용이 가려져 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요구했는지 명확하게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화웨이 측은 미국 IT 매체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특허권 보유자로서 혁신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게 이 업계의 생존 방식이다”고 밝혔다.
■ 애플과 특허 소송은 유리한 국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로 자리잡고 있는 삼성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방위 특허 공세를 당했다. 대표적인 것은 역시 애플과 공방 중인 1, 2차 특허전이다.
그 뿐 아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그래픽 칩 전문업체 엔비디아와도 한 때 특허 분쟁을 했다.
애플과 1, 2차 특허 소송은 현재 삼성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심 때 완패했던 애플과 1차 특허 소송은 이젠 대법원 상고심만 남겨 놓은 상태다. 삼성은 애플과 대법원 소송에선 디자인 특허 침해 때 배상 범위를 놓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과 애플 간의 1차 특허 소송 상고심은 대법원의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난 오는 9월 이후에 시작될 예정이다.
2차 특허 소송은 더 극적이었다. 역시 1심에서 패소했던 삼성은 항소심에선 완벽하게 역전에 성공했다. 오히려 애플이 상고를 신경써야 될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엔비디아 제소로 시작된 소송에서도 삼성은 역전에 성공했다. 역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판결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것. 두 회사는 ITC 최종 판결 직전인 이달 초 라이선스 협약에 전격 합의했다.
■ 에릭슨-엔비디아 등과는 합의로 마무리
오히려 삼성을괴롭힌 것은 에릭슨이다. 지난 2012년 삼성을 상대로 소송한 것. 결국 삼성은 2014년 에릭슨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선에서 소송을 마무리했다.
그 동안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특허 분쟁을 벌인 것은 주로 서방 업체들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화웨이의 이번 소송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업체가 중국 바깥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건 굉장히 드물기 때문이다. 리코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해주면서 “중국 업체들은 대개 특허 소송의 피고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직접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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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최근 에릭슨, 애플 등과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은 화웨이에 상당량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현재 연구 개발 분야에 약 8만 명이 재직하고 있으며 매년 92억 달러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도 5만 개를 넘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