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페이를 업그레이드하고, 미국 외 영국 등 다른 주요 국가에까지 해당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여전히 사용자들을 유혹할만한 '킬러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기기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작동되지만 이것만으로 모바일결제 플랫폼 전쟁에서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페이팔, 삼성페이, 애플페이 등의 틈바구니에서 안드로이드페이만의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최근 개최된 구글I/O 2016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했다. 새로운 버전은 모바일앱 뿐만 아니라 모바일웹에서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을 때 결제를 지원하도록 했다. 앱 내에서 결제할 때 뿐만 아니라 모바일 크롬 웹브라우저나 현재 W3C에서 표준화가 완료되면 다른 웹브라우저 내에서도 안드로이드페이를 통해 결제를 할 수 있게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개발자 블로그(관련링크)에 따르면 API가 개선된 것도 새로워진 점이다. 안드로이드페이를 자사 앱이나 서비스에 도입하려고 할 때 개발자가 약 두 줄(lines)에 불과한 코드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 에어비앤비, 우버, 옐프, Eat24, 킥스타터, 티켓마스터에서는 안드로이드페이를 지원하는 중이다.
새로운 안드로이드페이는 구글I/O 2016에서 발표한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스'를 지원한다. 기존처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별도로 안드로이드페이 앱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하지 않아도 결제 관련 URL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안드로이드페이가 설치없이 실행되도록 한 것이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I/O 2015에서 처음 공개된 뒤 그동안 미국에서만 서비스됐던 안드로이드페이는 영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등으로 확대된다.
이밖에도 구글은 로열티 카드, 기프트카드 등을 안드로이드페이 앱에 등록해 쉽게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결제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아직은 1개 은행에 불과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운영 중인 ATM에서 안드로이드페이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방법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드시 안드로이드페이를 써야하는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는 외신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구글 내 안드로이드페이 제품관리 담당 팔리 바트 선임 디렉터는 "사용자와 앱 내 결제에 관여하는 상인, 은행, 개발자들 모두가 놀랄만한 가치(amazing value)'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는 그리 놀랄만한 기능은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두 줄 코드만 추가하면 안드로이드페이를 연동시킬 수 있게 했다고는 하지만 기존 모바일결제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스트라이프와 페이팔에 인수된 브레인트리 등이 굳이 경쟁사가 제공하는 API를 지원할만한 이유는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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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미 안드로이드페이 이전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용한 각종 '페이' 서비스들이 공개돼 있는 실정이라 별다른 차별점을 가지지 못한다.
결국 구글이 승부를 볼 수 있는 대목은 안드로이드 기기가 수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플랫폼의 힘만으로 이미 익숙한 모바일결제 패턴을 넘어서기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시선이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