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삼성전자가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진출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알리바바와 전격 제휴를 맺으면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를 출시 당시에는 무선사업부 수장인 고동진 사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중국에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먼저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데 이어, 이달 말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그야말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 등 양수겸장, 양공 작전으로 중국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양상이다.
■최강 라이벌 '알리페이' 손잡은 삼성페이
삼성전자는 20일 자사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중국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삼성페이에 알리페이 결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알리페이 계정을 삼성페이에 등록하면 삼성페이를 실행했을 때 기존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알리페이 결제용 QR 코드가 나타나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실행 없이도 쉽고 빠른 결제가 가능하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중국 최대의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와 삼성페이가 협력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삼성페이는 3월 말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텐센트의 ‘위챗페이(텐페이)’와 함께 삼성페이 중국 진출 당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플랫폼이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로 기존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한 뛰어난 범용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최신 삼성 스마트폰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삼성페이는 중국에서 '갤럭시S7 엣지', '갤럭시S7', '갤럭시S6 엣지+', '갤럭시노트5'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는 어떤 스마트폰에서나 애플리케이션 설치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위챗페이는 중국 최대 SNS 위챗을,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를 기반으로 온라인와 모바일 결제 시장의 9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휴는 삼성전자와 알리바바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04년 출시 후 현재 전 세계 4억5천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오프라인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를 꾀할 수 있다. QR 코드를 기반으로 온라인 결제 시장 영향력을 오프라인 매장 결제로 확대하고 있는 알리페이 입장에서는 삼성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사용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알리페이는 중국 내 약 60만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판 지밍 앤트 파이낸셜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알리페이는 현재 중국 내 대부분의 온라인 지불 결제 시장을 커버하고 있으며 식당, 슈퍼마켓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최고의 모바일 결제 기술을 보유한 삼성페이와의 협력은 알리페이의 오프라인 지불 결제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은행카드 연합체인 유니온페이와 손을 잡았다. 또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신은행 등 중국 내 주요 9개 은행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지원하며 중국은행, 북경은행 등 6개 은행도 추가될 예정이다.
루어멍 왕 IHS 애널리스트는 “중국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는 카드를 긁는 방식의 결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NFC 기반 결제가 보편화된 국가에 비해 삼성페이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 한 발 늦게 뛰어들었지만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페이가 중저가 모델에서 하이엔드 스마트폰으로의 교체 수요를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中 겨냥 ‘갤럭시C’ 출격 예고
이날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보급형 신모델 '갤럭시C'가 중국 출시를 앞두고 중국공업정보화부(TENAA) 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고 신제품 '갤럭시C5'와 '갤럭시C7'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C 시리즈는 갤럭시A와 갤럭시J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내놓는 20~30만원대 새로운 보급형 라인업이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현지 업체의 가격 공세에 맞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제품으로 저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갤럭시C5와 갤럭시C7은 각각 5.2인치와 5.7인치 풀HD(1920x1080) 해상도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617 프로세서, 1600만화소 후면카메라, 800만화소 전면카메라, 4GB램, 안드로이드6.0 마시멜로 운영체제(OS) 등을 탑재했다. 내장메모리 용량은 32GB와 64GB 두 종류로 출시되며, 갤럭시C5는 2600mAh 배터리, 갤럭시C7은 3300mAh 배터리를 탑재할 전망이다.
갤럭시C 시리즈는 풀메탈 디자인으로 6~7mm의 얇은 두께를 강조한 디자인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온라인 기준으로 갤럭시C5는 1599위안(약 28만6천원), 갤럭시C7은 1799위안(약 32만8천원)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를 중국에 출시하면서 ‘갤럭시’의 새로운 공식 중문 표기로 ‘세상을 행복으로 덮는다’는 뜻의 ‘가이러스(盖樂世)’로 정하고 현지화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올해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를 출시하면서 중국 상하이에서 가장 먼저 신제품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중국 현지법인 임원 뿐만 아니라 고동진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신제품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7 출시에 앞서 3대 이동통신사와 유통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영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고동진 사장은 3월 국내에서 열린 갤럭시S7 미디어데이에서 “1년 반 이상 중국 시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갤럭시S7 출시를 준비하며 3대 통신사업자는 물론 현지 유통업체 책임자들과 만나 준비 상황을 모두 점검한 결과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잘 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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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중국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재작년 3분기에 처음으로 샤오미에 정상을 내준 데 이어 4분기에는 2위 자리마저 애플에 내주며 3위로 추락한 바 있다. 현재는 샤오미, 화웨이, 비보, 오포 등 현지 제조사들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중국 제조사 차지였다. 화웨이(16.6%), 오포(13.2%), 비보(12.5%)로 10% 초중반대 점유율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한다. 애플(11.5%)이 5위권 내 유일한 외산 제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