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많은 사람들이 가상현실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가상현실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콘텐츠에서 진화해 시간적, 공간적으로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해주며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소통의 세계를 열어줄 것입니다."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전무는 19일 개막한 ‘서울디지털포럼(SDF) 2016’에서 '가상현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을 위한 창'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통해 구 전무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이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으며 가상현실의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가상현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풍요롭게 만들 것인지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구 전무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이 개최한 '오큘러스 커넥트'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99달러짜리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 신제품을 가상현실 확산에 중요한 마일스톤 중 하나로 평가했다. 기존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던 가상현실 콘텐츠가 가격을 낮춘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좀 더 대중화됐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가상현실을 통해 사람들의 경험과 소통이 시공간을 초월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상현실은 처음에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같은 재미 위주의 콘텐츠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교육과 의료 등 전문영역은 물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까지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가상현실은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소통의 세계를 열어열고 사회적 소외계층에도 새로운 경험을 주는 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VR 헤드셋을 통해 손자의 결혼식을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경험하기도 했고, 호주에서는 부인과 멀리 떨어져 일하는 광부가 VR을 통해 사랑하는 아이의 출생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또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처럼 그동안 사진이나 비디오를 통해 간직했던 추억을 가상현실 기술로 보다 현실감 있게 기록하고 꺼내볼 수 있게 됐고, 사진과 비디오로 담을 수 없었던 그랜드캐년의 웅장한 모습을 실제처럼 경험할 수도 있게 됐다.
가상현실이 현실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하거나 심리 치료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독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유럽과 중동 7개국에서 사회공포증(고소공포증대인기피증)을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포를 줄이자'(Be Fearless) 실험을 4주 동안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80%의 사람들이 두려움을 이겨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지친 환자들이 VR로 테마파크와 같은 외부활동을 경험하면서 심리적 우울증을 이겨내고, 아프리카와 같이 교육환경이나 문화환경이 좋지 않은 오지나 빈민촌 아동들에게 교육 또는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구 전무는 “현재 가상현실 관련 기술은 이제 걸음마를 걷는 아이와 같다”면서 VR의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현재 머리에 모자처럼 쓰는 형태의 VR 기기가 점점 작아지고 가벼워져 궁극적으로는 안경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며, VR을 볼 때 느끼는 어지러움이나 두통도 없어질 뿐 아니라 해상도도 개선돼 UHD급 이상의 고화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가상 공간 속에서 움직임을 인식하는 '모션트랙킹' ▲눈이 응시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인식하는 '아이트랙킹'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가상현실되면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움직임이 가능해서 가상공간과 현실의 구분이 어려운 세상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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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 VR 콘텐츠를 쉽게 생산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인 '기어360'을 출시했다. 현재의 VR은 개인이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개인미디어 형태이지만 향후엔 스트리밍을 통해 타인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제13회 서울디지털포럼(SDF 2016)은 전 세계 정상급 연사와 석학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SBS 주최로 20일까지 열리는 SDF 2016은 ‘관계의 진화 - 함께 만드는 공동체’를 주제로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일상으로 들어오고 인간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시대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