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나이대와 상관 없이 기업들에게 '모바일퍼스트' 업무 환경을 구현하는 게 업무 생산성을 높였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글로벌 무선랜 솔루션 2위 업체 HPE아루바는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조직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과 공동 진행한 조사 보고서 '모빌리티, 성과, 몰입(Mobility, Performance and Engagement)' 내용을 18일 국내에 소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3월 미국과 유럽, 아시아권의 9개국의 금융, 의료, 법조, 소매, 교육, 통신 업종 및 정부 소속의 전일제(full-time) 노동자 1천8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크리스 코접 HPE아루바 마케팅 부사장은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모바일퍼스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 도입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모바일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직원들의 생산성, 창의성, 업무 만족도, 충성도 항목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모바일 기술 도입을 통한 모빌리티가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이 모바일퍼스트 업무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려면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왓츠앱같은 소비자용 메시지 앱을 포함해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도구로 협업할 수 있어야 하며 ▲모바일 기기를 통해 기업내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과 장소의 선택권이 주어지는지 여부가 생산성, 창의성, 업무 만족도, 충성도, 4가지와 관련돼 있다는 응답 비중이 작지 않았다. 조사 대상자 중 ▲약 절반(49%)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자신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답했고, 10명 중 4명(38%)이 이런 '유연한 업무 환경'을 회사에 대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답했다. 또 ▲10명 중 3명(32%)이 이런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을 창의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았고, 다른 10명 중 3명(29%)은 유연한 업무 환경이 조직 충성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소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직원들에게 효율적인 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게 창의성과 충성도와 관련될 수 있으며, 모바일을 통한 정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게 생산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응답 비중도 상당했다. 다른 ▲10명 중 4명(38%)이 '효율적 협업 환경'을 창의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답했고, 3명 중 1명 가량은 이런 환경이 그들의 충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다른 ▲10명 중 4명(42%)이 '쉽고 빠른 정보 접근성'을 생산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았다.
설문에 응답한 직원들이 모바일 기기와 최신 기술에 친숙한 '젊은 세대'로 구성돼 편향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보고서는 이를 직접 반박하고 있다. 직원에 초점을 맞춘 조사에서 대상을 연령대별 3개 집단(18~35세, 36~50세, 51~65세)으로 분류했을 때, 최고령 집단이 생산성과 충성도 모두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이들이 '모바일 기술 도입이 생산성을 높였다'는 명제를 긍정하는 비중(60%)은, 같은 명제를 긍정하는 최연소 집단의 비중(61%)이나 중간 연령대 집단의 비중(59%)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코접 부사장은 "모바일 기술 덕분에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조사 결과는 모든 연령대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며 "기업들에게 모든 연령대를 아울러 모바일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얼리어답터 성향을 가진 직원들은 기업에 더욱 가치 있는 인적자원일뿐아니라 지금보다 기술이 더욱 발달할 미래의 주류가 될 것이므로, 기업 CIO들은 그들의 생각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대로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모바일 기술 도입과 직원들의 생산성, 만족도, 창의성, 충성도의 연관성에 극명한 시각차를 만든 요인은 연령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지표가 아니라 신기술을 대하는 태도였다. 보고서가 '얼리어답터'라 묘사한 집단과 나머지 집단은 각각 '모바일 기술 도입이 생산성을 높였다'는 명제를 긍정하는 비중이 72%와 50%로 상이했다. 생산성 외에 만족도(59% vs. 48%), 창의성(52% vs. 40%), 충성도(44% vs. 31%) 관련 응답에서도 이런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기업의 모바일퍼스트 전략이 직원 생산성과 충성도같은 걸 제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한국 상황에 고스란히 적용하긴 좀 석연찮은 측면이 있다. 우선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가 진행한 설문은 미국, 영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싱가폴, 뉴질랜드,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9개국 기업과 정부 소속 직원들만 대상으로 했다. 한국은 왜 빠졌을까.
코접 부사장은 "조사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한국이 모바일을 포함한 기술(활용) 분야에서 전반적인 세계 평균보다 훨씬 앞선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좀 더 일반적인 상황을 보기 위해서였으며, 그 대신 아시아권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과 싱가폴 같은 지역을 조사 대상에 넣었다"고 답했다.
HPE아루바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이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기업이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과 충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모바일퍼스트 전략을 실행에 옮길 때 극복해야 하는 도전과제와 해법을 함께 제시했다. 회사측이 꼽은 모바일퍼스트 실현의 도전과제는 모바일 영역으로 ▲기존 네트워크를 원활하게 이전하고 ▲유선 네트워크와 동일한 안정성을 갖춘 경험을 제공하며 ▲급증하는 보안위협에 대응하면서 ▲고품질 애플리케이션 협업 경험을 지원하고 ▲고객과 직원의 인게이지먼트를 향상시키는 것 등으로 요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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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아루바는 위 도전과제 각각의 해법으로 유선 네트워크 안정적인 무선랜을 결합하고 고도의 시각화 및 종단간 사용자 경험 최적화, 브링유어오운디바이스(BYOD) 시나리오를 위한 보안, 모든 장소에서의 애플리케이션 및 협업 기능 지원, 위치정보를 활용한 인게이지먼트 구현 등을 제시했다.
회사측은 이를 실현해 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멀티기가비트 듀얼이더넷을 지원하는 무선AP '아루바330', 6세대 ASIC을 탑재하고 40G 업링크를 지원하는 스위치 '아루바3810', 유선 네트워크 추적을 강화한 클라리티 모니터링 기술을 탑재한 관리솔루션 '에어웨이브', 멀티팩터인증과 서드파티 보안관제 솔루션 연계를 지원하는 보안솔루션 '클리어패스' 새버전 등을 소개했다. 우리나라 연세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웨스트체스터대학교, 금융사 퍼시픽라이프 등을 주요 도입사례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