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잊힐 권리’, 논란 속 강행

방통위 “6월 시행 후 문제 발견 시 개정”

방송/통신입력 :2016/04/29 15:39    수정: 2016/04/29 17:28

사업자들의 반발로 한 차례 재검토 작업을 거친 한국판 ‘잊힐 권리’가 기존과 크게 달라진 내용 없이 오는 6월에 본격 시행된다.

한국판 잊힐 권리란 시간이 지나 지우기 힘들게 된 본인 인터넷 게시물을 해당 게시판 관리자나 사업자에게 요청해 검색 배제(블라인드)되도록 하는 조치다.

정부는 사업자와의 협의를 끝내고 5월 초 정책설명회를 개최한 뒤, 사업자의 준비기간을 거쳐 6월 중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나 사업자들은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자기게시물에 대한 관리권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됨에 따라 앞으로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조치를 원하는 이용자는 일단 본인이 직접 자기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는지 시도하고, 회원 탈퇴 등으로 직접 삭제가 어려운 경우 게시판 관리자에게 접근배제를 요청하면 된다.

유럽에서는 구글 등 검색포털 사이트에서의 잊혀질 권리 지키기가 이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빙'에서의 검색 제한을 원하는 이용자의 접수를 받기도 했다.

이후 검색목록에서도 배제되기를 원한다면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검색목록 배제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게시판 관리자가 사이트 관리 중단 등으로 접근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이용자는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바로 검색목록 배제를 요청할 수 있다.

게시판 관리자 및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이용자가 제출한 다양한 입증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게시물이 이용자 본인의 자기게시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접근배재 조치를 실시한다. 그러나 다른 법률 또는 법령에서 위임한 명령 등에 따라 보존 필요성이 있는 경우와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는 접근배제 요청이 거부될 수 있다.

방통위는 본 가이드라인이 이용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사업자의 자율 준수를 토대로 시행하는 것이므로 사업자의 자발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5월 초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자의 준비기간을 거쳐 6월 중에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책설명회를 통해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반영하지는 않기로 했다.

방통위는 향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토대로 개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자들은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그리고 사용자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본인 확인 절차의 어려움을 여전히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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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사업자 관계자는 “게시물 삭제가 아닌 접근 배제하기 위한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고 본인 확인에 있어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존재한다”며 “해외 기업도 참여한다고 하지만 역차별 요소가 있어 결국 국내 사업자에게만 부담이 과중될 수 있다. 여러 우려와 걱정이 크지만 결국 국내 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개인정보보호윤리과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들을 포함한 사업자들과 전반적으로 협의했고 이 정도 선에서 시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본인 글 삭제가 아닌 접근 배제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는 이유는 분쟁 발생 시 해당 게시물 노출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