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달리기'도 잘하는 연비王 '4세대 프리우스'

향상된 주행성능에 실연비 30km/ℓ...튀는 외모는 취향탈듯

카테크입력 :2016/03/25 10:02

정기수 기자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로 출시된 토요타 프리우스는 누적 판매량이 350만대에 달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혼다, 포드 등 완성차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때마다 프리우스가 공공연히 경쟁상대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4세대 프리우스 역시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계약 대수가 2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의 연간 판매목표는 2천대로 잡았다. 4세대 프리우스의 국내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21.9㎞/ℓ다. 3세대 프리우스(21.0㎞/ℓ)보다 0.9㎞/ℓ 향상됐다. 여기에 기존 모델보다 달리기 성능도 한층 강화됐다.

신형 프리우스의 시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올림픽대로, 자유로를 거쳐 김포를 왕복하는 왕복 10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도시 생활자들이 평상시 운행하는 구간을 그대로 선택했다. 시승차는 고급형 S그레이드다. 기자는 롯데월드몰로 돌아오는 편도 50여km 구간을 시승했다.

4세대 프리우스(사진=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는 우선 디자인 면에서 풀체인지 모델다운 변화를 거쳤다. 전면부에는 토요타의 새로운 패밀리 디자인인 '킨 룩(Keen Look)'이 적용됐다. 첫 인상을 결정짓는 차량 얼굴에 면과 선들이 교차하며 많은 예각들이 만들어졌고 하이·로우빔의 기능을 갖춘 매서운 형상의 바이-빔 LED 헤드램프는 더 강렬해졌다. 나름 단정했던 3세대에서 다소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외관 변화는 반가운 일이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듯 싶다.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한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 적용됐다. 프리우스의 상징인 엠블럼을 꼭지점으로 하는 트라이앵글 실루엣이 반영됐고, 저중심 패키징을 융합해 높이를 20mm 낮추고 루프는 170mm 앞으로 전진 배치해 공기저항계수(CD) 0.24cd를 실현했다. 적재공간도 만족스럽다. 경량화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2열시트 밑으로 이동시켜 트렁크 공간을 기존 446ℓ에서 502ℓ로 확장, 골프백 4개까지 실을 수 있다.

4세대 프리우스에 탑재된 무선충전시스템(사진=토요타)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편안한 시트가 몸을 감싼다. 프리우스에 적용된 시트는 어깨와 허벅지의 지지대를 두텁게 해 하중을 고루 분산시켜 운전시 피로감을 덜어준다. 이전 세대보다 낮아진 시트포지션은 스포츠카와 흡사하다.

대시보드 상단의 LCD 계기판을 통해서는 속도, 연비, 에너지 흐름도 등 다양한 정보를 깔끔한 그래픽을 통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3세대 모델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줄 뿐만 아니라 더 커지고 선명해졌다. 새로 추가된 에코 스코어는 실시간으로 100점 만점 기준으로 현재 연비 점수를 표기해 준다.

주간 주행 중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눈에 잘 들어오고, 케이블 연결 없이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도 탑재됐다. 단 삼성 갤럭시 S6와 S7 등의 안드로이드 계열과 달리 아이폰은 별도의 충전 케이스가 필요하다.

4세대 프리우스 운전석(사진=지디넷코리아)

시동을 걸자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조용하다. 불이 들어온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제2자유로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배터리 잔량이 없어 에코 모드로 60여km/h 정속 주행했다.

제2자유로에 들어서 파워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거칠게 밀어붙이자 거친 엔진음과 함께 빠르게 치고 나간다. 토요타의 새로운 통합 플랫폼 '토요타 신형 글로벌 아키텍처(TNGA)'가 적용된 첫 주자인 4세대 프리우스는 단순히 연비만 좋은 에코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본연의 주행 즐거움도 잡아내는 데 집중했다.

새로운 코일 방식을 사용한 고회전 모터를 채용, 3세대보다 크기는 줄이고 출력은 높였다. 4세대 프리우스는 1.8ℓ 가솔린 엔진이 최대 98마력의 힘을 내고, 전기모터 2개의 도움을 받았을 때 시스템 최대출력은 122마력으로 상승한다.

고속의 와인딩 구간에서도 차체는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진동과 소음을 억제하는 고강성 차체를 확대 적용해 고속 주행에서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운전대를 넘기고 뒷좌석에 앉으면 앞좌석과 달리 B필러 쪽에서 풍절음이 유입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4세대 프리우스는 연비 뿐만 아니라 드라이빙 성능까지 향상시킨 모델"이라며 "향후 트랙 시승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4세대 프리우스(사진=지디넷코리아)

정체 구간으로 유명한 강변북로에 들어서서는 이전 주행을 통해 얻은 배터리 충전량으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시속 40km까지는 'EV모드'를 통해 모터로만 차량이 구동돼 맘 먹고 연비 운전을 하면 한 방울의 기름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열효율을 기존 38.5%에서 40%까지 끌어올린 1.8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엔진 개입을 최소화시키고 전기모터 활용영역을 넓혀 연비를 개선했다.

이날 출발지로 돌아와 시승을 마친 후 측정한 최종연비는 38.4㎞/ℓ였다. 전체 주행의 80% 정도를 연비 주행한 결과지만, 공인 연비를 20km/ℓ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굳이 연비 운전이 아닌 일상 주행에서도 20km/ℓ 중반대 수준의 연비는 무난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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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에서 김포까지 구간을 운행한 동승자의 경우 EV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60~70km/h로 주행한 결과 34.4㎞/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날 시승회에 참여한 20여명의 기자들의 평균 연비는 34.85km/ℓ였다. 주행성능 위주의 테스트를 하며 시승한 기자의 경우도 25.0km/ℓ를 기록했다.

4세대 프리우스의 가격은 표준형(E그레이드)은 3천260만원, 고급형(S그레이드)은 3천890만원. 주력 모델인 E그레이드의 경우 취득세 최대 140만원, 공채 최대 40만원, 하이브리드 구매보조금 100만원 등이 추가 감면되면 구매 가격이 280만원가량 저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