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가 '4세대 프리우스'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국내 친환경차 시장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프리우스는 지난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로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량이 350만대에 달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인 4세대 프리우스 역시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해 한 달 만에 판매 10만대를 넘겼고,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계약 대수가 2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의 연간 판매목표는 2천대다.
수치상 연비 면에서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우세다. 4세대 프리우스의 국내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21.9㎞/ℓ다. 3세대 프리우스 21㎞/ℓ보다 0.9㎞/ℓ 향상됐다. 앞서 지난 1월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22.4㎞/ℓ(15인치 타이어 기준)다. 고속도로 연비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22.2㎞/ℓ로 4세대 프리우스(21.0㎞/ℓ)보다 높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비 개선을 위해 외관부터 공기저항을 낮추는 데 주력한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휠 에어커튼, 차량 하부 언더 커버, 공기 유동저항 최소화를 위한 리어 스포일러 등 공력성능을 향상하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다만 도심연비는 4세대 프리우스(22.6㎞/ℓ)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22.5㎞/ℓ)보다 소폭 높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17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놓고 보면 상황이 반전된다. 복합 20.2㎞/ℓ(도심 20.4km, 고속도로 19.9km)로 로 프리우스보다 연비가 낮다.
자체 테스트 결과 프리우스의 실연비는 공인 연비를 훨씬 웃돈다는 게 토요타 측 설명이다.
한국토요타 전략·기획 부문 강대환 이사는 "한국토요타 직원들이 직접 시승한 결과 4세대 프리우스의 최고 연비는 29.3km/ℓ, 최저 25.6km/ℓ"라며 "공인 연비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장이 아이오닉보다 길고 아이오닉에 없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 등 편의사양을 갖춘 점도 프리우스의 강점이다. 배기량과 무게는 4세대 프리우스가 더 많이 나간다. 4세대 프리우스는 배기량 1천798㏄에 공차중량 1천390㎏이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1천580㏄에 1천380㎏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의 가장 큰 구매 조건인 연비"라면서 "복합연비로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소폭 앞서지만 동일한 테스트 조건에서 산출된 결과가 아닌 만큼, 4세대 프리우스나 아이오닉 어느 한 쪽의 우세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격 면에서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이 높다. 가격은 4세대 프리우스가 E모델이 3천260만원, S모델이 3천890만원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I트림 2천289만~2천383만원, N트림 2천477만~2천599만원, Q트림 2천721만원이다.
4세대 프리우스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연비나 실내공간이 비슷한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아이오닉을 더 많이 선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모델 모두 연비만 좋은 에코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본연의 주행 즐거움도 강화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역동성을 강화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1.8ℓ 엔진에서 최대 98마력의 힘을 내고, 모터의 도움을 받았을 때 시스템 최대출력은 121마력으로 상승한다.
무게 중심도 낮췄다. 3세대 모델에 비해 차체 폭과 전장이 각각 15㎜, 60㎜ 늘어난 반면 공기역학을 고려해 차체 높이는 20㎜ 낮췄다. 또 조종성과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저중심 설계로 앞좌석 높이를 55㎜ 내렸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새로운 엔진과 전기모터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를 신규 독자 개발해 적용해 주행성능을 강화, 기존 하이브리드차량에서 느끼기 힘든 운전의 재미도 잡았다.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m의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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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1천311대가 팔리며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와 해외시장에 각각 1만5천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해외 판매를 6만2천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두 모델의 연비와 공간 활용성, 주행성능 등에서 차이가 거의 없어서 가격 경쟁과 대결은 실주행에서 고객들이 체감하는 성능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