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5주기를 맞아 범 현대가(家) 4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현대그룹 일가는 정 명예회장의 15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한남동 정 회장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다.
정 명예회장의 제사를 한남동 자택에서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제사 장소는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옛 자택에서 진행돼 왔다. 2007년 별세한 정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8주기 제사를 지난해 처음 한남동에서 지내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제주(祭主)를 맡아 자택에서 직접 제사를 주관했다. 작년 정 회장은 8년 만에 개인 사정으로 제사에 불참했었다. 지난해에는 선영만 참배하고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제주 역할을 맡겼다.
이날 오후 7시께 시작된 제사에는 정몽구 회장 부자 외에도 정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조카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도 참석했다.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7남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 명예회장의 다섯째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업 구상차 일본으로 출국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 등은 올해는 불참했다. 이들은 제네시스와 현대차 에쿠스, 기아차 카니발 등 차량을 이용했으며 며느리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복 차림이었다.
당초 이날 자리에서 최근 현대중공업 적자, 현대상선 회생 등 범 현대가가 직면한 현안에 대한 논의와 협력 가능성을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별다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제사가 치러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몽구 회장이 범 현대가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정 명예회장의 제사는 청운동이 아닌 정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계속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장손인 정의선 부회장의 위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범현대가는 매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일과 8월 변중석 여사의 기일 등 두 차례 모여 제사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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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는 지난해 11월 정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일가족만 함께하는 것은 지난해 8월 고 정 명예회장의 부인 고 변중석 여사 8주기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15주기 당일인 21일 오전에는 현대가 오너 일가와 각 계열사 사장단 등이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에 있는 정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은 1915년 11월 25일 태어나 2001년 3월 21일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