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80억원의 출자금과 300억원의 정부 투자금이 더해져 한국의 미래를 이끌 민간 주도의 인공지능 전문 연구소가 곧 설립된다.
정부는 정통적인 방식으로 관련 예산만 증액하고 이를 배분하는 것이 아닌, 민간 주도의 중심축을 세우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 산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7일 과천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가 참여하는 ‘지능정보기술 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혔다.
초기 인력 규모는 50명 수준이며, 6개 기업이 각 3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내 지능정보기술 R&D의 구심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연구소 장소는 판교에 마련될 예정이며, 각 참여기업들의 논의를 통해 최종 설립일이 확정될 방침이다. 미래부는 연구소 설립일을 올 상반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민간주도 추진단이 구체적인 시점을 확정짓는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보조하는 형식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는 지난해 10월 결성된 ‘민관합동 자문위원회’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계획이다. 지능정보기술, 즉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의사결정과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민간기업 형태가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에 자문위원회 후속으로 올 1월부터 지능정보 관련 기업 등과 연구소 설립계획 논의가 이뤄졌고, 지난 달 구체적인 연구소 사업계획이 마련됐다. 참여기업도 이 때 최종 확정됐다.
민간기업이 각각 30억원을 출자해 만들어질 연구소에는 정부가 플래그십 프로젝트 등 핵심 R&D 추진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3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밝힌 향후 5년간 지능정보기술 관련 분야에 투자할 재원은 1조원 규모다. 여기에 2.5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연구소에서 이뤄지는 연구개발과 사업화, 데이터 결집과 협업 등은 참여 기업들이 주도하게 되며 의사결정권 역시 이들이 갖는다. 정부도 연구소 운영에 있어 일부 참여하지만, 주도적인 역할은 기업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대신 정부는 인력양성, 제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지능정보기술연구소 뒷받침 역할을 맡기로 했다.
앞으로 연구소는 핵심 지능정보기술 확보와 이를 각 산업분야에 적용(상용화)하기 위한 응용기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또 연구 인력이 분리돼 스타트업으로 창업하는 구조도 갖출 예정이다. 지능정보 신사업 창출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축적과, 기업 간 공유도 추진한다.
연구소에서 개발되는 전문 기술이나, 축적되는 데이터, 상업가치가 높은 특허 등을 앞으로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또 어느 선까지 공유하게 될지가 앞으로 연구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부분이다.
미래부 김용수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는 네이버도 상당히 도입했고 우리가 잘 모르는 곳곳에 이미 스며들어 있다”며 “이런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들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초고속인터넷 등의 기술환경과 여건이 조성되면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소 기업들이 핵심 공통 기술 개발에 합의점을 이뤘고 이들의 결정에 따라 지능정보기술 관련 연구, 개발이 이뤄질 계획”이라면서 “연구소는 참여를 확정지은 대기업뿐 아니라 출연(연), 대학, 중소기업 등의 참여와 협력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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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소의 의사결정은 주주들이 하고, 정부 의사도 일부 전달은 하겠지만 모든 결정권은 참여 기업들에게 있다”며 “연구소가 아직 국내에서 시도해본 적 없는 모델이라 낯설겠지만 단순히 예산 증액만으로 쫓을 수 없는 분야기 때문에 노력과 의지를 갖고 정부가 민간 기업과 함께 도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부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청와대에서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이란 주제로 대통령 보고를 진행한다. 최양희 장관이 주제보고를 한 뒤,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사회로 각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의 세계적 흐름과 국내 경쟁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