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을 사용해 뇌의 특정 회로를 제어함으로써 ‘행복한 마음’을 이끌어내는 데 버지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이 성공했다.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시된 논문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 힘을 사용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 맛있는 식사를 한 경험 등을 불러일으켜 쥐의 행동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지에 따르면 이 '보이지 않는 힘'은 '자기장'이다. 특정 자기장을 만들어내 이 자기장 속에 있는 쥐가 과거의 행복한 경험을 떠올리도록 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이용해 행동을 제어하는 것까지 성공했다.
이번 발견은 뇌의 기능이나 기능 이상 등의 연구에 새로운 경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뇌 손상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논문 저자인 알리 귈레르 버지니아 대학 생물학자는 “우리가 알기로는 이번 실험 결과가 자기를 사용해 신경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초의 실증 실험이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뇌의 특정 회로를 컨트롤하기 위해 노력 해왔다. 그 중에는 광 신호를 사용하거나, 약물을 사용하는 등 여러 방식이 사용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돼 온 방법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광 신호의 경우 뇌의 깊숙한 곳까지 광 신호를 보내기가 매우 어렵고, 유용성 또한 낮았다. 약물 사용 방법은 뇌 깊숙이 도달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회로 이외에도 효과가 퍼져 버리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이 뇌를 컨트롤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지만, 자기장을 이용한 방법이라면 특정 회로를 자극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귈레르 씨는 논문에서 주장했다.
연구는 신경을 통해 몸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전하를 구축하는 ‘이온 채널’(이온 통로)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에서는 기계적 압력에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이온 채널의 'TRPV4'을 철을 저장하는 단백질의 페리틴과 융합시키는 유전 수술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탄생한 하이브리드 단백질을 ‘마그네토’라고 이름 지었다.
이것은 자기장과 세포가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됐으며, 실제로 이 마그네토에 자석을 가까이하면 마그네토가 갑자기 움직이는 것이 감지됐다. 과학자들은 이온 채널을 통해 세포 내 이온이 유입되면 전위 변화가 일어나 뇌 신호를 조종 할 수 있게 되는 반응을 확인됐다.
관련기사
- 피 한 방울로 치매 조기진단한다2016.03.09
- 같은 행동-소리 반복하는 '틱', 장애 원인 밝혀졌다2016.03.09
- '뇌 지도' 핵심 신기술 국내 연구진 개발2016.03.09
- "빛 이용해 알츠하이머 완화 길 텄다”2016.03.09
또한 뇌 발달의 모델 생물인 제브라피시에 마그네토라는 단백질을 주입 한 결과, 과학자들은 자기장에 의해 제브라피시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전자 스위치를 사용해 연구진은 감지 감각에 관여하는 제브라피시 신경 세포에서 마그네토를 활성화 시켰다. 그 결과 꼬리를 휘감는 양이 늘어났다.
이어 연구팀은 마그니토를 몸에 지닌 쥐를 사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자기장에 의해 활성화 된 마그니토가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에 반응하는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을 본 뒤, 과학자들은 쥐를 행복한 기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