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2.1GHz '올인'...SKT·KT 선택은?

주파수 경매 최대 승부처

방송/통신입력 :2016/03/08 16:55    수정: 2016/03/09 11:29

“2.1GHz 주파수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최종 낙찰가 규모가 결정될 것이다.”

최저 경쟁가격만 총 2조5천억원에 이르는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벌써부터 이동통신 3사간 치열한 눈치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번 경매의 승부처로 2.1GHz 대역이 꼽히고 있다.

2.1GHz를 가져갈 유력 후보로 LG유플러스가 거론되고 있지만, 만일 경쟁업체인 SK텔레콤이 2.1GHz 확보전에 나설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경매가도 예상돼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주파수 경매계획을 뜯어보면 2.1GHz는 LG유플러스, 700MHz와 2.6GHz 두 대역은 SK텔레콤과 KT가 각각 가져가는 '1사 1 황금주파수' 배치가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LG유플러스가 다른 사업자들처럼 2.1GHz 대역에서 광대역을 구축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만일 경쟁사들이 2.1GHz 대역에서 경쟁자로 나설 경우에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가정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주파수 경쟁에서는 2.1GHz의 향배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 와이파이 기지국 통신

■ LGU+, 또 최소비용으로 2.1GHz 확보?

주파수 경매계획에서는 ▲700MHz(A블록, 40MHz폭), 1.8GHz(B블록, 20MHz폭), 2.1GHz(C블록, 20MHz폭), 2.6GHz(D블록, 40MHz폭), 2.6GHz(E블록, 20MHz폭) 등 총 5개 블록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 중 A블록, C블록, D블록은 사업자당 하나만 입찰이 가능하고, 또 사업자당 최대 60MHz폭 이상은 할당받지 못하도록 했다. 아울러 2.1GHz 대역은 경매낙찰가와 SK텔레콤과 KT의 재할당 대가를 평균해 최종 할당대가를 산정한다.

할당대가는 A블록 7천620억원, B블록 4천513억원, C블록 3천816억원, D블록 6천553억원, E블록 3천277억원이다. 1MHz당 할당대가는 A블록은 190억5천만원, B블록 225억6천500만원, C블록 190억8천만원, D블록과 E블록 163억8천250만원 등이다.

B블록인 1.8GHz 대역이 1MHz당 주파수 할당대가가 가장 비싼 것처럼 보이지만 이용기간이 5년인 C블록 외에 나머지 대역이 모두 10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MHz당 할당대가는 2.1GHz 대역이 가장 비싸다.

업계 전문가는 “경매방식에서 2.1GHz의 최저경쟁가를 높인 상황에서 이를 재할당대가와 연동시키고 700MHz, 2.1GHz, 2.6GHz 중 하나만 입찰하도록 제한한 것은 사실상 SK텔레콤과 KT에게 2.1GHz 대역 입찰에 부담을 준 것”이라며 “따라서 LG유플러스가 2.1GHz의 주인이 됐을 때 사업자들의 경매낙찰가가 최소화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승자의 저주가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LGU+ “2.1GHz 올인”…나머지 사업자는?

일단, 재할당으로 이미 2.1GHz 대역에서 광대역을 확보한 SK텔레콤,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경매에 나온 해당 대역을 낙찰 받아야 광대역 확보가 가능하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사실상 공개적으로 2.1GHz 확보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는 상태다.

2.1GHz 대역은 1.8GHz, 저주파대역과 함께 황금주파수로 꼽힌다. 통상, 황금주파수는 글로벌 공통 대역으로 로밍이나 단말기 수급에 유리하거나 700~900MHz 등 효율성이 뛰어난 저주파 대역을 말할 때 쓰인다.

현재 전 세계 통신사업자 중 가장 많은 192개 사업자가 1.8GHz 대역을 사용 중이고, 2.1GHz 대역을 사용하는 통신사는 17개에 불과하지만 3G에서 4G 전환이 본격화되면 이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서 SK텔레콤과 KT에게 3G용으로 할당한 2.1GHz 대역을 4G LTE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전환을 해 준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이같은 과정을 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선 2011년 경매에서 각각 60MHz, 40MHz폭을 보유한 SK텔레콤과 KT의 참여를 제한하고 이 대역을 확보하지 못한 LG유플러스에게 2.1GHz 대역을 저가에 배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SK텔레콤은 현재 보유한 주파수 이외에 2.1GHz 대역에서의 추가 자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현재 3G와 4G로 각각 나눠 2.1GHz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광대역 확보를 위해서는 20MHz 대역폭 확보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 SKT-KT, 2.1GHz 배팅할까?

업계 전문가들은 2.1GHz의 주인을 LG유플러스로 점치는 시각이 많다. SK텔레콤이나 KT가 2.1GHz를 차지하려면 천문학적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1GHz는 SK텔레콤과 KT의 재할당 대가와 연동돼 있는 만큼, 자신들이 2.1GHz 경매에 참여해 낙차가를 높여 놓을 경우, 재할당 가격도 천정부지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파수 경매가 자사의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고 타사를 견제하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도 SK텔레콤과 KT의 2.1GHz 확보전은 위험부담이 크다. 2.1GHz를 가져갈 경우 나머지 황금주파수인 700MHz와 2.6GHz 광대역은 포기해야 한다.

자칫,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2.6GHz 대역에서 유일하게 초광대역을 구성하거나 독식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만약 LG유플러스가 D블록과 E블록으로 나온 2.6GHz를 모두 가져갈 경우, 총 100MHz폭에 이르는 초광대역을 구성할 수도 있다. 2.6GHz 대역은 현재 1.8GHz 대역 다음으로 많은 전 세계 108개 이통사들이 LTE 주파수로 사용중이다.

아울러, 주파수 할당대가 외에도 정부가 이례적으로 협대역으로 나온 1.8GHz와 2.6GHz(E블록)을 제외한 나머지 대역의 망 구축 의무를 2년차까지 45%까지 강화한 점도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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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전문가는 “LG유플러스가 아닌 SK텔레콤과 KT가 2.1GHz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치러야 할 희생이 크다는 점에서 해당 대역에 배팅할 가능성은 낮게 본다”면서 “대도시 위주로 망구축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내 45%는 사실상 2년 내 전국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비용부담을 안고 사업자들이 경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2.1GHz와 1.8GHz 대역의 최저경쟁가격이 가장 높다는 점은 LG유플러스를 제외한 사업자가 차지하려면 희생을 감수하란 의미도 있지만 반대로 치열한 경합 없이 가져갈 경우 일정수준의 경매가격은 지불하라는 의미도 있는 것”이라며 “때문에 두 대역은 LG유플러스가 가져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