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갤S7 예판? 렌탈폰에 LG G5도 변수

기어VR 받을까, 지원금 기다릴까...소비자 '고민 중'

홈&모바일입력 :2016/03/08 16:16    수정: 2016/03/08 16:37

정현정 기자

"최신 스마트폰 예약 가입하면 꼭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 되더라구요."

"요즘 단통법 때문에 사은품으로 기어VR 따지면 딱히 손해는 아니네요."

"타인들보다 조금 더 일찍 최신폰 사용하는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야죠."

"갤S7이냐 G5냐 고민하다가 일단 갤S7으로 예약했습니다. 혹시 마음 바뀌면 예약 취소 가능하겠죠?"

지난 4일 시작된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엣지 예약판매가 예년처럼 열광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갤럭시S7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출고가에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도 예약가입 사은품으로 내걸었지만 소비자들은 여러 변수를 따지며 관망 중이다.

출고가와 공시지원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가 출시 직후 이통사들의 공시지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확 낮아졌던 과거 전례에서 오는 '학습 효과'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S7과 함께 렌탈폰 프로그램인 '갤럭시클럽'을 내놓을 예정인데다가 이달 말 LG전자의 새 전략폰 'G5'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대기수요도 강력한 변수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일부터 닷새째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S7 예약 가입을 진행 중이지만 지난해 출시된 전작 갤럭시S6를 능가하는 소비자 호응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7의 잠정 출고가는 갤럭시S7 32GB 83만6천원, 64GB는 88만원이다. 갤럭시S7 엣지는 32GB 92만4천원, 64GB 96만8천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전작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경우 32GB 기준 출고가가 각각 85만8천원, 97만9천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제품 모두 전작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는 예약가입 사은품으로 18일까지 기기 개통을 마치고 20일까지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소비자들에게 정가 12만9천800원 상당의 가상현실(VR) 헤드셋인 '기어VR'나 '무선 충전 배터리팩'을 제공한다. 특히 기어VR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S7'의 국내 출시에 앞서 전국 2,100여개 매장에 제품을 전시하고 다음달 4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하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접하는 소비자 반응은 생각보다 폭발적이지 않다. 이통사들의 예약물량 '완판'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지난해 SK텔레콤이 갤럭시S6 온라인 예약판매 물량을 5천대로 한정해 접수하면서 하루 만에 준비된 예약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올해는 예약가입에 수량 제한은 별도로 두지 않았고 예약가입 실적도 제조사나 이통사 모두 자체적으로 의미있는 숫자라고 판단하지 않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위기가 전작 대비 썩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원금이나 출고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 출시 때까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어느 쪽이 유리한지 관망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모습이다. 예약 판매 기간 동안 확정 출고가와 통신사별 공시지원금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번호이동을 고려하는 가입자는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다. 특히 출시 이후 공시지원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S6를 출시하고 불과 일주일 만에 지원금을 일제히 올린 전례가 있다. 사전예약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는 기어VR과 출시 직후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공시지원금 등 혜택을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다.

올해는 전작들에 비해 두 세 달 일찍 시장에 출시되는 LG전자의 신작 스마트폰에 대한 대기수요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G5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된 이후 독특한 모듈식 디자인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외부기기인 '프렌즈'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이달 말 공개되는 G5 실물과 가격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올해 G5는 역대 G시리즈 중 가장 일찍 출시된다. LG전자는 2012년 9월 옵티머스G를 출시한 이후 2013년 8월 G2, 2014년 5월 G3, 2015년 4월 G4 등으로 제품 공개시기를 앞당겨왔다. 지난해 4월 29일 출시된 G4와 비교하면 G5 출시일은 한 달 가량 빨라지게 된다. LG전자도 제품 출시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7 출시와 함께 1년 마다 새 전략폰을 사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인 '갤럭시클럽'을 선보일 예정인 것도 소비자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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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갤럭시클럽의 주요 내용은 공개된 상태다. (참고▷삼성 '갤S7' 렌탈폰 서비스 11일 개시) 삼성디지털프라자를 통해 시행되는 갤럭시클럽에 가입하면 삼성카드 24개월 할부로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 엣지를 구입한 뒤 1년치 할부금만 내면 내년 이맘때 나오는 신제품 갤럭시S8으로 갈아탈 수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소비자는 "국가별 배정 물량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바로 사기 어려울 수도 있는 아이폰과 달리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출시 직후에도 대리점에 가면 바로 살 수 있고 특히 며칠 지나서 통신사들이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바람에 예약 가입을 한 소비자들만 더 비싸게 기기를 사기도 한다"면서 "올해는 삼성전자가 렌탈폰 프로그램을 내놓는다는 뉴스도 있어 예약가입을 하고 기어VR을 사은품으로 받을지 기다렸다가 갤럭시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이익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