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려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게임의 수출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수출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거나 제제로 인해 셧다운제 같은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수출을 위한 계약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제제가 심해질 경우 게임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장관 정진엽)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문화콘텐츠 중 게임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년 콘텐츠산업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게임 콘텐츠 수출 예상치는 전체 콘텐츠 수출액인 약 6조3천억 원 중 56%를 차지하는 3조5천억 원에 달한다.
또한 게임은 생산 유발효과와 부가가치 유발효과 역시 2조2천476억 원과 1조2천596억 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취업 유발효과도 2만4천308명으로 2만4천520명의 관광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복지부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다면 수출 등 게임산업의 진흥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대표적으로 셧다운제의 경우 국내이용자에 한해 0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의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때문에 국내 버전과 글로벌 버전을 별도로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은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정책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은 지난 달 18일 개최한 간담회를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며 넥슨(대표 박지원) 역시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대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와 게임사업에 진출하는 인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심리 역시 얼어 붙으면서 신규 게임 및 개발사의 등장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게임 산업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계획을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김종덕)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장관 최양희)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내에 미래부, 복지부 그리고 관련 업계 인사가 모인 협의회를 통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없앨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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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관계자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시작되면 업계 전체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업계 관계자 사이에도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최대한 이러한 방안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자금력과 정부의 지원을 앞세워 게임의 양적 질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반면 국내는 규제로 인해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라며 “중국 외에도 영국, 프랑스 등의 게임산업 조세감면 등의 지원을 통해 게임산업의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규제는 한국의 성장을 막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