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배우의 은밀한 메신저 대화가 그대로 노출된 까닭은?

인터넷입력 :2016/02/29 14:36    수정: 2016/02/29 14:47

황치규 기자

지난달 일본에선 유명 여배우가 유부남 가수와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 활동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륜 사실은 모 주간지가 두사람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일본 현지에 있는 이들에 따르면 사건의 충격이 대단했다는 후문이다.

보도 이후 대화 내용 유출 경로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모바일 메신저에 엿보기 기능이 있다는 식의 일부 보도가 나왔지만 라인 측은 이번 사건은 라인 보안 이슈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이폰6S (사진=씨넷)

해당 여배우는 아이폰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주간지가 정확하게 어떤 경로를 거쳐 대화 내용을 그대로 확보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런 가운데, 일본 네티즌 사이에선 아이튠즈 소프트웨어에 있는 백업 기능을 활용해 다수 단말기에서 동일 계정의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아이튠즈 백업 기능은 단말기 변경 시, 이용자들이 기존 서비스 경험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드로이드에선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2대를 쓸 경우, 모바일 메신저 계정도 2개여야 한다.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는 아이튠즈 백업 기능을 통해 아이폰을 2대 쓰더라도 하나의 메신저 계정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 2대 중 하나를 다른 사람이 갖고 있으면, 대화 내용을 엿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려면 라인 사용자가 아이튠즈 암호화 백업을 사용하고 있고, 백업된 PC에 물리적으로 접근해 연결이 가능하고, 백업에 필요한 암호까지 알아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대상 단말기를 확보하고, 단말기, 아이튠즈, 모바일 메신저의 모든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필요한 정보를 확보했을 경우 엿보기가 가능해진다. 라인 뿐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앱들을 새로운 단말기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은행 공인인증서도 새로운 스마트폰에 복제할 수 있다. 사이트에 저장된 아이디와 패스워드도 모두 그대로 옮길 수 있다.

라인은 아이튠즈 백업·복원을 통해 제3자에게 대화 노출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난 22일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2대 아이폰에서 하나의 라인 계정을 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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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측은 "아이튠즈를 통해 복수 아이폰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즐기던 이들은 자신의 편의가 축소됐다고 느낄 수도 있다"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계정과 비밀번호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이 결국 개인 정보 보호와 편의를 모두 확보하기 위한 기본 대비책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라인 외에 카카오톡도 아이튠즈 백업 기능을 지원하다 지난해 12월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