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구글 알파고 대국 호선으로 진행

인터넷입력 :2016/02/22 17:51

오는 3월 9일부터 총 다섯 번 진행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호선으로 진행된다.

호선은 같은 조건 아래서 진행되는 대국을 뜻하며, 서로 흑백을 번갈아 두는 방식이다.

한국기원과 구글은 22일 오후 5시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 브리핑을 갖고 오는 3월 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대국 관련 세부 진행 계획을 빌표했다.

이 기자 브리핑은 런던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구글측은 지난 1월에 이어 런던에서 이른시간인 오전 8시에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3월 9일 부터 15일까지 총 5회 대국으로,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진행된다. 이 챌린지 우승자에게는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전 경기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3월 9일, 10일, 12일, 13일, 15일 오후 1시에 진행된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또한 시간 규정에 있어서는 두 기사가 각각 2시간의 제한 시간을 갖게 되며, 2시간을 모두 사용한 이후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져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의 전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바둑 TV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챌린지 전 경기는 영어와 한국어 공식 해설이 각각 진행된다. 영어 해설은 500번의 프로 대국에서 승리하며 서양인 중 유일하게 프로 9단을 획득한 마이클 레드먼드(Michael Redmond) 9단이 담당하며, 한국어 해설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현 국가대표팀 감독 유창혁 9단을 비롯하여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8단이 순차적으로 담당한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이번 대결은 인간과 기계가 지능을 겨루는 첫 무대인 만큼 전 인류적인 관심사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가 바둑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번만큼은 이세돌 9단이 이겨서 인간의 뛰어난 지성을 보여주고 바둑이 지닌 신비함을 남겨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바둑은 인류가 고안한 모든 게임 중 가장 심오한 게임이다. 바둑의 아름다운 복잡성은 우아할 정도로 단순한 바둑의 원리에서 나온다. 바둑에서는 무작위 계산보다는 직관과 느낌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 힘든 게임이다. 바둑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과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할 수 있어 영광이고 다가올 대국이 매우 기대된다.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든 패하든, 이 대국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바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세돌 9단은 “이번 대회는 컴퓨터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에게 호선으로 도전한 첫 케이스이며, 그런 뜻깊은 대국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바둑계 역사에 의미 있는 대결이 될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의 실력이 이미 상당하며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제가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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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왼쪽)과 한국기원 박치문 부총재 (사진=지디넷코리아)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정재승 교수는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체스를 이겼던 인공지능이 좀 더 복잡한 바둑으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온갖 경우의 수에서 이길 확률과 패턴을 계산하던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처럼 경험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은, 승부와 상관없이, 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둑은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우주에 있는 원자 수보다 많아 모든 가능한 수에 대한 탐색 트리를 구성하는 '무작위 대입(brute force)' 방식으로는 승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에 가장 복잡한 게임 중 하나로,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도전 과제로 여겨져 왔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1월 28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최초로 프로 바둑 기사와 호선으로 대국하여 승리한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를 공개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