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말 최종 주인이 가려지게 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벌써부터 사업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어느 사업자가 어느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동통신 시장의 패권이 달린 만큼 업체별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앞서 치러졌던 두 차례의 경매와 달리 이번 경매에는 700MHz, 1.8GHz, 2.1GHz, 2.6GHz 등 총 140MHz폭에 이르는 다양한 주파수가 매물로 나와 사업자 간 치열한 수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때문에 서로 유리한 경매방식과 주파수 대역을 확보 하기 위한 사업자 간 눈치대결, 경쟁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밑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는 700MHz(40MHz폭), 1.8GHz(20MHz폭), 2.1GHz(20MHz폭), 2.6GHz(60MHz폭) 등 총 140MHz폭에 이르는 주파수를 오는 4월말 경매를 통해 할당한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내달 초까지 주파수 경매방식을 확정하고 이를 3월 중순 이전에는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또 4월초까지 의견수렴 절차와 서류접수를 거쳐 4월말까지 주파수 할당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 경매방식에 따라 수조원이 '왔다 갔다' 초긴장
이통사들의 온 신경은 경매방식에 집중돼 있다. 경매방식에 따라 주파수를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매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따라, 경쟁의 룰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수조원대로 추산되는 천문학적인 경매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처음 도입된 주파수 경매에서는 무제한 경쟁 입찰로 불리는 ‘동시오름입찰 방식’이 도입됐다, 2013년 9월 치러진 경매에서는 주파수를 블록별로 나누고 이를 다시 밴드플랜으로 묶는 다소 복잡한 방식이 적용됐다.
첫 번째 동시오름입찰 방식에서 과열경쟁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가 논란이 되자,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보완해 밴드플랜 중 높은 가격 쪽이 승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KT가 1.8GHz 인접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한쪽 밴드플랜에 올인하면서, 경매에 나온 주파수 대역 중 2.6GHz(40MHz폭)는 주인을 가리지 못해 다시 한 번 경매를 치러야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각 대역별로 광대역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파수 블록별로 경매에 입찰할 수 있도록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두 번째 경매 처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대역을 밴드플랜으로 묶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 경매대가 놓고 신경전
미래부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 나오는 2.1GHz 대역의 경우 100MHz(SK텔레콤과 KT 각각 50MHz)폭은 재할당키로 하고, SK텔레콤이 반납하는 20MHz폭만 경매에 붙인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는 2.1GHz 대역에서 각각 40MHz폭의 광대역을 확보한 반면, LG유플러스는 광대역 확보를 위해서는 경매에 나온 20MHz폭을 무조건 할당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경매를 해야 하는 LG유플러스와 달리, 이미 재할당으로 2.1GHz 대역을 확보한 SK텔레콤과 KT의 주파수 할당대가가 낮을 경우 불공정 경쟁에 대한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 이는 향후 미래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LG유플러스는 경매대가가 재할당 대가보다 클 경우 재할당 대가 역시 전파법에 따라 경매대가와 동일하게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외에도 700MHz의 경우 과거 800MHz 주파수의 최저경쟁가가 1MHz폭당 261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조4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방식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1.8GHz와 2.1GHz는 4455억원, 2.6GHz(40MHz폭 기준)는 4788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업자별 주파수 대역 호불호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3G에서 4G로 전환되고 향후 5G 서비스로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광대역 주파수 확보가 필수다. 이 때문에 주파수 경매에 나서는 사업자들 모두 최저 가격으로 최적의 주파수 대역대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는 전략이 절실하다.
우선, 1.8GHz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각각 35MHz폭씩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20MHz폭만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이 대역에서 광대역 구축을 위해 경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을 LTE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이를 2G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애매하다. 다만, 정부가 2G 조기 종료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로서는 향후 2G 종료에 대비해 1.8GHz 확보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2.1GHz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대역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쟁사들이 재할당을 통해 이미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것과 달리, LG유프러스로서는 2.1GHz를 확보해야 광대역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6GHz 확보 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한결 자유롭다. 지난 경매에서 이미 40MHz폭을 확보해 LTE용으로 사용 중이다. 또 LG유플러스가 2.6GHz를 추가 확보한다고 해도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이를 묶어 초광대역으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메리트도 떨어진다. 때문에 2.6GHz에서는 상대적으로 SK텔레콤과 KT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700MHz 대역을 놓고서는 3사간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700MHz와 같은 저주파대역은 주파수 효율성이 높아 적은 투자 비용으로도 높은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1GHz, 2.6GHz 대역과 더불어 700MHz는 해외에서 LTE 주파수로 선호하는 대역이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로밍 등에서도 유리하다.
현재 저주파대역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800MHz 대역에서 20MHz폭을 LTE용으로 각각 확보하고 있고, KT는 900MHz 20MHz폭과 800MHz 10MHz폭을 LTE용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2G용으로 800MHz 10MHz폭을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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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의 저주파대역 보유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누가 700MHz를 확보하기 위해 배팅에 나설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700MHz는 지상파 UHD용으로 분배한 주파수 인접대역인데 반해, 보호대역이 넓지 않아 주파수 혼간섭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이나 상향 주파수 대역 중 740~752MHz 구간은 무선마이크에 이용되고 있어 2021년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어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