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통합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새롭게 출시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한국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추천 알고리즘을 가지고 국내 유사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한 방송 시청)서비스는 물론 글로벌 선두업체 넷플릭스와 경쟁해도 자신있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현재 국내 OTT시장은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들이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지만, 원탑 플레이어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총 망라한, 말그대로 ‘통합’ OTT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공룡 OTT'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시청자들에 킬러 콘텐츠인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옥수수 알갱이처럼 다양한 콘텐츠 담았다"
SK브로드밴드는 26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옥수수'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옥수수는 기존 B tv 모바일과 호핀으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문장 "신규 미디어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대부분 서비스들이 비슷한 편성과 비슷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고 있어 차별화가 안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다른 경쟁 서비스와 유사했던 b tv 모바일과 호핀으로는 고객들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 새로운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선보이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실시간 방송 및 영화는 물론, 스포츠 콘텐츠,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 MCN콘텐츠, 가상현실(VR) 콘텐츠 등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옥수수는 총 98개의 실시간 채널, 국내 및 해외 영화 8000여 편, CBS, BBC 등 현지 방영 시리즈 등을 제공한다. JTBC와 합작해 제작한 모바일 전용 콘텐츠 ‘마녀를 부탁해’와 72초TV의 '72초 데스크' 등 옥수수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리널 콘텐츠도 선보인다. 또 국내 최다인 33개 종목의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한다. 트레저헌터 등의 MCN 콘텐츠도 확보했다. 360VR 콘텐츠도 3월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또 한국 사용자들의 시청 패턴에 맞게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한층 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김원종 본부장은 "로그인만 해도 연령과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고, 취향을 선택하거나 콘텐츠를 사용하면 할 수록 개인에게 더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며 “글로벌 서비스에 견주어도 손색업는 랭킹기반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OTT 공룡 탄생하나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지난해 시장규모는 1900억원 수준이다.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티빙, 에브리온TV를 포함해 대부분이 적자이거나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아직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OTT서비스가 등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로 국내 원탑 OTT 서비스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윤석암 부문장은 이날 행사에서 "옥수수의 론칭이 향후 방송통신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융합서비스 또는 플랫폼의 진화 형태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 가입자 확보를 위해 우선 가입 진입장벽을 낮췄다. 타 통신사를 이용해도 무료/유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가격정책도 파격적으로 정했다. 타 통신사 고객은 3000원에, SK텔레콤 고객 중 특정 요금제(밴드 데이터51/T끼리 ) 사용자나 SK브로드밴드 사용자는 100% 할인 제공한다. T멤버십 등급에 따라 유료 콘텐츠 구매 시 최대 30%의 할인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미 경쟁 OTT 서비스에서 워낙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 또한 뒤지지 않아 특별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 푹은 지상파 등 실시간 방송과 VOD 콘텐츠를 월 6900원에 제공하고, 티빙은 CJ E&M 콘텐츠 실시간 방송을 월 2900원에 VOD 무제한을 4900원에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의 단점은 플랫폼마다 제공하는 주력 콘텐츠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푹에서는 CJ E&M 콘텐츠가 나오지 않고, 티빙에는 지상파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옥수수의 경쟁력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들 한국형 콘텐츠를 모두 ‘통합’해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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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옥수수에서는 tvN을 포함해 CJ E&M의 인기 콘텐츠를 실시간 방송 보기를 지원한다. 단, 아직 지상파와 재송신료(CPS) 협상이 진행중이라 실시간 지상파 방송은 제공되지 않는다.
윤석암 부문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콘텐츠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지만 사업자들이 서비스로 얻는 수익은 다소 미치치 못하기도 한다”며 지상파와 CPS 금액을 두고 의견차이가 있는 상황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윤 부사장은 "지금 옥수수에서 지상파 실시간 방송과 VOD의 모든 서비스가 다 제공되진 않지만 지상파와 지속적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