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영국에 체납 세금 납부...쥐꼬리 논란

조세 회피 국가를 통해 내야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구글이 영국에서 지금까지 체납된 세금 1억3천만 파운드(1파운드는 1천700원 수준)를 추가로 내기로 햇다.

내기로 한 세금 규모는 구글과 영국 국세청(Her Majesty’s Revenue and Customs: HMRC)이 논의해 뽑아낸 수치인데, 야당에선 야합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구글이 추가로 내는 돈은 2005년 이후부터 제대로 내지 않은 세금을 반영한 것이다.

영국 유력 신문인 가디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구글이 낸 세금은 7천만 파운드였다. 영국 법인세율 20%에 한참 못미치는 2.77%를 낸 셈이다. 이번에 추가로 내기로한 것 까지 합치면 구글은 2005년 이후 2억파운드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그동안 거둔 이익은 72억 파운드로 추정된다.

구글은 추가 세금 납부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영국 광고주들로부터 발생한 매출에 근거해 세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구글이 영국에서 펼치는 사업 범위와 규모를 반영할 것이란게 구글 설명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정책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야당인 노동당의 존 맥도넬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은 BBC를 통해 구글이 내는 추가 세금은 쥐꼬리만한 것이라며 담합이라고 몰아부쳤다. 감사원 조사를 요구할 것임도 예고했다. 그림자 내각이란 제1 야당 소속의 당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제1 야당의 당수가 이끈다. 여당을 감시하고 향후 야당이 여당이 될때 내각 구성 이원들은 새로운 내각 장관으로 임명된다.

맥도넬에 따르면 구글이 내는 체납 세금은 영국이 받아야할 것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금액이다.

조세 회피 관련 전문가로 노동당을 위해 이번 합의를 살펴보고 있는 프렘 시크카 에식스 대학교 교수는 구글이 2005년 이후 16억 파운드 가량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전체 매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이후 구글이 영국에 낸 세금은 7천만 파운드다. 추가로 내는걸 감안해도 2억파운드에 불과하다. 영국 법인세율은 2005년 30%였고 지금은 20%로 줄었다. 시스카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2005년 이후 구글이 영국에서 거둔 추정 이익이 72억 파운드임을 감안하면 이 기간 법인세율을 평균 25%로 잡아도 18억달러를 세금으로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시스카 교수는 "이번 합의는 대답보다는 질문을 더 많이 불러일으켰다"면서 "1억3천만 파운드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유럽 세무조사에 직면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애플은 80억달러 가량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할 수도 있다. 애플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대한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조세 회피 지역인 아일랜드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MS이사가 구글앱은 공짜가 아니라며 구글앱 사용시 '구글세'가 든다고 일격을 가했다.

구글이나 애플에 대한 세무 조사는 세계 각국에서 조세 회피 지역을 활용한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규제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11월 터키 안탈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프로젝트 최종보고서를 승인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도 “다국적 기업들의 BEPS에 대응한 조세제도 개혁을 지지한다”면서 “개도국이 BEPS 대응에 동참할 수 있도록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적극 공유할 것이며 G20 차원의 지원 강화도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도 G20 정상회의에서 BEPS 대응조치가 승인됨에 따라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외국 기업의 세원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OECD에 따르면 BEPS로 인한 세수 손실은 매년 세계 법인세수의 4~10%에 해당하는 1천억~2천4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